한나라 합동유세서 또 '위조 초청장' 시비

[현장] 강원지역 합동연설회... 박정희 추모 단체서도 집단 참석

등록 2007.08.01 14:45수정 2007.08.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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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 손병관·김지은 기자
- 사진 : 이종호 기자
- 동영상 :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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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한나라당 대선 후보선출 제5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입장문제를 놓고 이명박 박근혜 후보 지지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명부에 이름이 없습니다. 못 들어가십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강원지역 합동연설회가 비선거인단의 입장시도, 위조비표 해프닝으로 얼룩졌다.

1일 오후 춘천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장(호반체육관) 입구에서는 출입 허가를 놓고 곳곳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일부 당원들이 초청장만 갖고 입장을 시도하다 저지당하거나 위조 초청장을 여러 장 가지고 있다가 적발된 것이다. 지난 달 30일 인천 합동연설회에서도 같은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비선거인단, 초청장만 갖고 입장하려다 저지

한나라당 후보 합동연설회에는 당원, 대의원, 국민선거인단으로 구성된 선거인단만 입장할 수 있다(각 후보측 참관인 제외). 이들에게는 미리 우편으로 초청장이 발송된다. 연설회장 입구에서 초청장과 신분증 대조로 선거인단 여부를 확인한다.

이날 한나라당 강원도당은 연설회장 입구에 선거인단 확인요원 10여명을 배치했다. 그런데 행사 초반부터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정선에서 왔다는 50대 여성은 "당 관계자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4명이서 같이 왔다"며 "그러나 선거인단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말고도 여러명이 연설회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선거인단만 들어갈 수 있는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특정 후보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지만, A 후보쪽이 아닐까 한다. 같이 온 사람들이 A 후보를 응원하자고 하더라"고 답했다.

정수회와 민족중흥회에서도 60여명이 단체로 연설회장을 찾았지만 일부는 출입이 불허됐다. 두 단체 모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씨를 추모하고 지지하는 단체이다. 이들 단체 회원 일부는 초청장은 있으나 비선거인단이어서 입구에서 강원도당 측과 입씨름을 벌였다.

자신을 정수회 소속이자 민족중흥회 사무국장이라고 밝힌 정아무개씨는 "(모임에서) 2만원씩 사비를 걷어 버스 2대로 연설회장에 같이 왔다"며 "일부는 선거인단 중 연설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초청장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인단만 연설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등 연설회장 입장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연설회장 입구에는 진행요원 6~7명만이 배치돼 비선거인단의 입장을 완벽히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와중에 행사장에 생수 반입을 허용하지 않아 입구에서 청중들과 진행요원들의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30일 인천 유세에서 일부 청중이 행사장을 나서는 강재섭 대표에게 생수병을 던지는 일이 생기자 생수병 반입 자체를 막게 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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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한나라당 대선 후보선출 제5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강원도당 여성간부가 입장권 수십매를 갖고 한 후보 지지자들에게 건네다 발각이 돼 몸싸움이 벌어졌다. 약봉지 안에 입장권 수십장이 들어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위조 비표' 해프닝으로 유세장에 '소란'

행사 시작 전에는 '위조 비표' 해프닝이 벌어졌다.

강원도당 여성부장 윤모씨가 유세장 입구에서 일부 청중에게 비표를 나눠주다가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박근혜 후보 측이 유세장에서 비표를 대량으로 뿌리는 것"이라는 오해를 산 것이다.

이 후보의 지지자들이 "박사모가 비표를 살포한다"고 소리쳤고, 양측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뒤엉켜 순식간에 아수라장을 이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윤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에야 분위기가 정리됐지만 양 캠프는 서로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명박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윤씨가 강원도당 여성부장을 맡고있는 점을 들어 "현장에서 적발된 사람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의 핵심 심복"이라고 공격했다. 강원도당 위원장을 맡은 심재엽 의원이 '박근혜 지지' 성향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그러나 박 후보의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현장에서 보도자료를 돌려 "비표를 돌리다가 적발된 사람은 이명박측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양 캠프의 대리인들과 중앙당 관계자들이 확인한 결과, 윤씨는 꽃다발 전달을 맡을 젊은 여성당원 15명에게 비표를 나눠주려다가 이런 봉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도당의 관계자는 "윤씨는 당에서 시킨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양측 지지자들의 신경이 예민해지다보니 이런 일에 휘말렸다"고 설명했다.

이명박측 연예인 응원 vs 박근혜측 전문 응원인력 동원

이명박·박근혜 후보 측은 이날도 연예인, 대학생 등을 동원, 응원대결을 펼쳤다. 백범 김구 역할로 잘 알려진 탤런트 이영후씨와 맹상훈·서범식(탤런트), 이정용·강남영·정진수(개그맨)씨 등은 연설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이 후보 지지 좌석 앞자리에 서서 흥을 돋궜다. 대학생 응원단도 제주·울산·인천 연설회에 이어 이날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 지지측에는 전문 응원인력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무전기와 수십병의 생수까지 준비했다. 이들 중 한 여성은 "한나라당(중앙당) 홍아무개 팀장이 '도와달라'면서 입장 비표를 줘서 왔다"며 "인천 연설회에도 갔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남성은 '오늘 무슨 역할로 오게 됐느냐'는 질문에 "앞에서 응원을 하러 왔다"고 답했다. '어느 단체 소속이냐'는 물음에는 "대학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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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후보선출 제5차 합동연설회가 1일 오후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명박 원희룡 박근혜 홍준표 후보가 당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합동유세 #이명박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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