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 역 새벽 모습최종명
창리에는 갈석산(碣石山)이 있다. 한국에서 자료조사를 할 때부터 염두에 뒀던 곳이었다. 지난 4월 22일에는 산둥[山东] 룽청[荣成] 장보고기념관 공식개관식에서 만난 교수님 한 분이 갈석산에 가면 '조선(朝鮮)'이 있으니 찾아보라는 약간 애매모호한 주문을 했다.
창리역에서 삼륜 오토바이를 탔다. '지에스산 가자(去碣石山)'고 하니 3위엔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가깝다고 느꼈다. 5분이면 간다고 하니.
금방 도착한 곳은 산이 아니라 '지에스산 스창(市场)'이었다. 참 웃기는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지에스산' 가자고 하면 이 시장에 내려준다. 기차까지 타고 배낭 메고 온 여행객이 길거리 시장에 갈 일이 있을까. 당연히 '지에스산'에 가자는 것이겠구나, 라고 되묻거나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약간 화가 났다. 배낭 메고 시장 오는 사람 봤나.
'지에스산 가려면 10위엔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곳은 멀다는 것이다. 더 머니 더 비쌀 테니 수입이 많은데 시장에 데려다 준 걸 보면 순진한 사람이다. 그래 가자. 15분 정도를 비포장도로를 달리더니 더 못 들어간다며 내려준다. 도로가 뚫려 있고 택시도 들어가는데 삼륜차는 못 들어간다니 이상하다. 원래 기차 역에서 출발하면 10위엔이었다고 하니 아무 말 없이 받고는 휭 되돌아간다. 정말 시골 도시에서 아침부터 유쾌하지 못한 출발이다.
10분 정도 더 걸어 오르니 지에스산 입구가 나온다. 그런데 입구 주변에 삼륜차 몇 대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러 그 밑에 내려줬을 리는 없으니 아마도 입구까지 들어오는 차와 그렇지 못하는 차가 좀 차별이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