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사 투혼. 생김새는 요리사 같지 않다.김한내
그는 인터넷에 올린 UCC '조리사 투혼의 당장 만들기'시리즈로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집에서 뒹굴거리다 배고플 때 일어나 '당장' 해먹을 수 있는 음식 만드는 방법을 친구에게 설명해 주는 콘셉트로 동영상을 제작했다.
해물파전, 닭크림 리조또, 까르보나라, 뽀모도로 스파게티, 소고기 무국, 봉골레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이 있다. 집에서 뒹굴 거리다 '당장'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로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투혼의 동영상을 봤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초등학생도 당장 따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저 초등학생인데 이거보고 스파게티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라는 댓글을 올렸다.
투혼은 애써 숨기려 하지 않았다.
"솔직히 레스토랑 홍보하려고 만든 거예요."
그는 'made by you'라는 온라인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2인분을 기준으로 스테이크에서부터 수프, 샐러드, 드레싱, 와인, 디저트까지 모든 재료를 손질하여 포장, 배달해 준다.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등 조미료 하나하나도 꼼꼼히 포장한다.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 하루에 4개 이상은 주문 받지 못한다고 한다.
"고객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그것 때문만은 아니죠. 그러면 제가 돈을 받지 말아야겠죠. 하하."
투혼의 UCC는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프라이팬만 있으면 어디서든 내 손으로 손쉽게 고급 코스요리를 만들어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즐길 수 있다.
직접 만든다는 점에서 'made by you'의 콘셉트과 닿아있다. UCC에 소개된 것보다 복잡한 레스토랑 요리를 스스로 만들고 싶을 때는 made by you를 찾으면 된다.
"누리꾼들은 제 UCC를 통해 요리를 배울 수 있고, 저는 광고를 할 수 있으니 윈윈게임이죠."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창업 리포트로 made by you를 제출했다. 당시는 택배 물류체계가 잘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교수에게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는 핀잔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은 하룻만에 배달도 가능하다.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한 달에 한두 개 정도의 주문만 들어왔다.
"홍보도 안했는데 한 달에 한두 개라도 주문이 들어오니 참 감사했죠. 그래도 너무 안 되긴 했어요."
UCC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주문량은 점점 증가했다.
'조리사 투혼'이 네이버 검색어 3위에 등록된 날은 무려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사이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제는 밀려드는 주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한다.
"내 손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하나의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