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위싱턴 포스터>의 본질 흐리기

[주장] 원론적인 책임은 미국과 아프카니스탄 정부가 져야

등록 2007.07.26 18:34수정 2007.07.26 18:34
0
원고료로 응원
<위싱턴 포스터>가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는 한국교회의 과열된 해외선교경쟁이 원인이라고 25일자 특별 기고문을 통해 보도하고 있어 대한민국 국민을 더욱 의아해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대부분의 이슬람 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고, 괜한 한국인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그 지역에서는 한국인만 피랍되었던 게 아니었다. 다시 말해서 '기독교인이라서, 혹은 선교단체' 라고 해서 일부터 더 납치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남가주 이슬람 커뮤니티'는 " 이번 피랍 사건이 전체 이슬람 인들의 뜻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듯 대부분의 이슬람 인들은 평화를 원하며 납치나 보복을 일삼지 않는다.

아울러 파병반대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측 민주노동당 김은진 최고위원은 "현재 미국은 한국 국민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탈레반에 대한 군사작전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결국 '대테러 전쟁'의 명목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미국이 탈레반이라고 하는 거대한 괴물을 만들어 내지 않았느냐"고 평하고 이번사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미국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목적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이들을 "말 안 듣는 문제 집단"으로 몰아붙이고 공격하는 형태는 냉정성을 잃은 극단적인 편견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인 탈레반의 진짜 목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의 목적이 한국군 철수나 금전적인 것 못지않게 아프간 정부에 구속된 동료 수감자들의 석방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는 점이 방증한다. 탈레반측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한국 인질 살해 이유로 아프간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듣지 않았고 동료 죄수들도 풀어주지 않았다는 것을 내세웠다.


이들의 주장대로 그들의 관심사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붙잡혀 있는 포로석방에 그 목적이 있음이 분명하다.

탈레반 수감자 8명을 풀어주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수감자 석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초 탈레반이 내건 조건은 한국군 철수와 동료 수감자 석방 등 두 가지였다. 물론 몸값을 요구하는 상황도 나타나긴 했지만 한국군 철수가 기정사실화됨을 인지하면서 수감자 석방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곳곳에서 내비쳐왔다.


그들의 목적은 간단하다. 자기네들을 압박하는 연합군 제거와 포로석방이다. 여기에 애매한 한국 민간인이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다. 탈레반이 어떤 식으로든 8명의 피랍자를 풀어주는 대가를 약속받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전부와 협상이 여의치 않자 배 목사를 살해하고 인질 8명을 다시 붙잡았다

탈레반은 25일 배 목사 살해 직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밝힌 성명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탈레반은 "한국인은 인질 석방에 대해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아프간 정부는 우리가 건넨 명단에 대해 납득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는 배형규를 죽였으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다시 한 번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문제의 초점을 흐리는 <위싱턴 포스트>의 보도는 냉정성을 잃은 또 하나의 혼란성 있는 보도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날 납치 현장에 한국인 봉사단이 있었다는 게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그들은 지속적으로 납치 대상을 물색하고 자행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유인즉 탈레반군 포로석방과 미국의 이익에 편승해서 연합군을 형성한 나라의 국민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 정부도 미국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인질사태 #아프가니스탄 #위싱턴 포스터지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4. 4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5. 5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