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강에서 바라본 만경평야.이규봉
자전거와 궁합맞는 대중교통을 찾아라
자전거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버스·기차·배·비행기이다. 이중 배는 자전거를 있는 그대로 실을 수 있어 가장 좋으나 자전거 요금을 추가로 받기도 한다. 기차는 자전거에서 바퀴를 분리하여 가방에 넣어 들고가 차량 사이 빈칸에 적당히 실을 수 있다. 그러나 KTX는 이러한 공간이 좁아 불편하다.
비행기도 자전거를 가방에 넣어 화물편으로 운반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전거 가방이 벨트라인을 돌 때 부딪힐 수 있는 부분은 완충제를 이용하여 잘 감싸야한다.(바퀴 작은 접이식 자전거는 쉽게 빈 공간에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자전거여행에 가장 좋은 대중교통은 버스이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버스는 아래에 짐칸이 있다. 대부분 이 짐칸은 비어서 가므로 이 곳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자전거 가방이 따로 필요 없고 필요에 따라 앞바퀴 정도 분리하면 된다. 버스 운행 중엔 자전거가 움직이지 않도록 자전거를 묶어두는 것이 좋다. 대체로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최대 6대까지 실을 수 있다.
도로를 선택할 때는 자동차가 많이 달리는 국도는 가능한 피하고 지방도나 시·군도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필요에 따라 농로를 이용하면 자동차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국도를 타다 보면 자칫 자동차전용도로로 진입할 경우가 많다. 이때는 가능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본 것으로 이번 여름에 추천하고 싶은 곳은 다음과 같다. 자전거 타기에 가장 쉬운 김제 주변 '만경평야' 지대, 성취감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제주도 일주', 그리고 가장 힘들지만 풍광이 아름다운 '남해섬'이다.
[만경평야] 끝없는 지평선, 대평원 같구나
바다가 아닌 평야를 달리고 싶다면 곡창지대인 김제시 주변 만경평야를 추천한다. 만경평야는 남쪽으로 동진강과 북쪽으로 만경강 사이에 이루어진 평야이다. 부안에서 만경을 지나 군산에 이르는 23번 국도와 711번 지방도는 언덕이 거의 없는 평지로 약 30㎞ 정도 된다.
양쪽으로 펼쳐진 논밭을 가로질러 몇 시간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바닷가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기쁨을 준다. 산악지대인 우리나라에서 지평선을 바라보며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대평원에서 느낄 수 있는 아득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동진강에서 바라본 만경평야 지역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무대가 된 곳으로 벽골제의 아리랑문학관에서 이에 관련된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또 702번 지방도를 타면 서쪽 끝 심포항에서 망해사를 관람할 수 있다.
김제시나 정읍시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부안읍과 진봉면 그리고 만경읍 등 만경평야를 한 바퀴 둘러서 군산으로 가는 경로를 추천한다. 하루에도 가능하나 1박2일의 여정으로 천천히 돌면 누구든지 쉽게 자전거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