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제비꽃김선태
시골에 사는 어린이들이야 날마다 접할 수 있는 것이 들꽃이겠지만 도회지 어린이들은 이런 것들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야생화를 심은 화분을 모두 하나씩 기르게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방학도 되었으니까 어린이들에게 자기 집 주변 또는 동네 시냇가나 길가에서라도 눈에 띄는 작은 야생화를 한 그루씩 채집하여 심은 화분을 만들어 보라고 하자.
어느 학교에 근무할 적에 이런 과제를 주었더니 잘못 이해한 학부모님께서 철쭉 화분을 사들고 교실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나는 그 학부모님께 야생화 화분을 갖게 한 목적을 자세히 설명을 하여 드렸다.
"야생화를 기르도록 한 것은 교실에 화분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 작은 생명에 관심을 갖게 하고, 아무리 짓밟혀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다시 일어서는 잡초의 강인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끈기와 굽힐 줄 모르는 인내심을 길러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킨 것이었습니다. 길가의 민들레, 질경이를 보십시오. 아무리 짓밟혀도, 잎이 찢기고, 꽃대가 부러져도 부러진 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서 꽃씨를 퍼뜨리고 마는 게 잡초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