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철수가 중국의 패배라고 쓴 한 칼럼 캡처조창완
이런 일련의 사태를 두고 '문화충돌'로 표현하는 이까지 있다. 유력한 매체인 난방두스바오(南方都市報)의 20일자 칼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타벅스 사건 중의 문화충돌'(星巴克事件中的文化冲突)이라는 제하의 이 칼럼에서 설용(薛涌)은 "이 사건은 경박하게 흘러간 인터넷 문화 등이 작용하면서 흡입되는 외국 문화를 매도해 철수하게 한 사건으로 대미 무역 역조 등을 생각할 때, 중국에게는 득보다 손실이 많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 퇴출과 문화오독'(星巴克被逐與文化誤讀 7월20일 長沙晚報)의 필자는 이번 일을 문화의 다양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꼬집었다. '구궁 스타벅스 퇴출로 우리가 졌다'(退出故宫的星巴克打败了我们 7월19일 황포(黃波))는 "공자학원 등이 캐나다로 가는 등 중국 문화가 세계로 나가는데, 스타벅스 사건은 우리의 허약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결국 자금성 안 스타벅스는 사라졌다. 반면 우리나라의 한 대기업은 자금성 안에 4개의 음식점포를 열었다. 한식뿐만 아니라 중식 패스트푸드 점포다. 영업은 하되, 자신의 모습을 갖추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흡사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고사가 떠오른다. 지금의 광활한 영토를 만든 청나라는 만주족이 세운 나라다. 만주족은 개(犬)에 대한 고마운 역사가 있다. 누루하치의 선조가 개로 인해 목숨을 구한 일이다. 사실 그 개가 아니었으면 청나라가 안 만들어졌고, 청이 없으면 지금처럼 강성한 중국은 없었을 것이다.
어떻든 그 개로 인해 청나라에서는 개고기를 먹는 문화를 금지했다. 하지만 북방에서 개고기는 아주 중요한 보양식이었기에 먹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사람들은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양두구육'의 고사가 생긴 유래다.
스타벅스는 인터넷 등 경박한 비판문화가 만들어낸 현대판 '양두구육' 사건일까, 아니면 패권주의 국가로 가는 중국의 '자문화 중심주의'의 한 발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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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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