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목도와 나무가 보이는 풍경이승철
박물관은 단층으로 세워져 있었는데 전시방법이 아주 독특했다. 전시장 안에는 비슷비슷한 유품들과 사진들이 엄청나게 많이 전시 되어 있어서 모두 둘러보기가 지루하고 따분할 수도 있었다. 특히 직접 당사자가 아닌 외국인들은 더욱 그랬다.
그런데 그런 느낌 없이 모두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구조와 전시기술 때문이었다. 박물관은 굉장히 넓은 전시공간이었지만 아주 넓거나 쭉 이어진 긴 직선공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체로 짧은 단선과 지그재그 식, 그리고 완전히 180도로 꺾이는 구조와 배치, 입체적인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지루하게 느낄 틈을 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유물, 영상도 바닥과 천정, 그리고 벽면에 비치했는데 그 조화가 절묘하여 사실감을 충분히 증폭시키고 있었다. 한 곳에는 유리바닥 밑에 낡은 신발들을 한 무더기 전시하고 있었는데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당한 사람들의 유품이었다.
전시관 중에서도 당시 희생된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별관은 줄을 잡고 앞으로 나가야할 만큼 어두컴컴한 공간에 수많은 촛불을 밝혀놓고 있어서 더욱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런데 이 어린이 추모관에서는 당시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방송이 반복하여 계속되고 있어서 부모들의 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느낌까지 받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박물관은 1953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하여 2005년 3월에 5600만 달러를 들여 역사관을 세우고 새롭게 단장하여 개관하였다. 비용의 대부분은 해외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부담했다고 한다. 10만여 평의 부지에 세워진 박물관은 추모탑과 전시관, 역사관, 어린이 희생자 추모별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시관을 돌아보고 커다란 복도로 나오자 복도 옆 한 방에는 관람객들이 영상을 통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몇 대의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기도 했다. 또 넓은 복도 한쪽 면에는 아주 특이한 모양의 조각 작품이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