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데 펠리페 작. '코카콜라 소녀' 캔버스에 아크릴릭 120×120cm 2006. 아래 벨라스케스 '흰 옷의 어린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 105×88cm 1656년경김형순
이번 전에서 조명을 많이 받는 작가는 스페인 출신의 안토니오 데 펠리페(A. de Felipe, 1959)다. 그는 스페인 바로크 미술의 거장인 벨라스케스의 '흰 옷의 어린 왕녀 테레사'를 패러디해, 한 손엔 코카콜라를 다른 손엔 병따개를 쥔 어린 왕녀로 바꿔놓았다. 엘리트주의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통쾌한 작품은 팝아트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펠리페 작품에서 보듯 팝아트는 '생활 따로, 예술 따로'가 아니라 생활자체를 미술과 밀접하게 관련 짓는다. 이는 기존 미술이 가진 편견과 장벽을 깨는 것으로 미술을 보다 포괄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팝아트는 이렇게 예술에서 순수니 대중이니, 고급이니 저급이니 하는 경계를 없앤다. 우리가 매일 보는 거리의 상품광고나 교통표지판 그리고 패션잡지, 영화, 텔레비전 속 스타들, 유명상품 로고, 만화캐릭터가 다 미술이 된다. 하긴 이 세상에 미술 아닌 것이 무엇이랴! 모든 사물과 사람이 그만의 형태와 색채를 가진 독자적 미술 아닌가.
팝아트의 다양한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