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전 사진이 이상해요

[고발] 관람 티켓 사진 좌우가 뒤바뀌어

등록 2007.07.22 13:03수정 2007.07.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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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주민등록증 사진이 좌우가 바뀌었다면? 사람의 얼굴이야 비교적 정확히 대칭이 되는 편이니 본인도 때로는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알게 되면?

사진의 좌우가 바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유산의 하나인 경복궁 근정전 사진이 좌우가 바뀌었다면 어떨까? 이 역시 관심을 두고 살피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경복궁 관람 티켓의 근정전 사진은 좌우가 바뀐 엉터리 사진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좀 더 부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21일(토) 경복궁을 관람했다. 무심코 관람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관람 티켓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근정전 사진을 보니 무언가 이상하다. 근정전의 뒤편 왼쪽으로 북악산이 보인다.

경복궁 관람 티켓. 근정전 사진이 좌우가 바뀌어 있다. 아래의 직접 촬영한 근정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경복궁 관람 티켓. 근정전 사진이 좌우가 바뀌어 있다. 아래의 직접 촬영한 근정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백유선
실제 촬영한 사진과 비교해 보니 분명히 근정전 사진의 좌우가 바뀌어 있다. 아래 사진에서 뒤쪽 산의 위치를 관람 티켓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경복궁 근정전 왼쪽(바라보면서 오른쪽) 회랑 모서리 근처에서 촬영하였다.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
경복궁 근정전 왼쪽(바라보면서 오른쪽) 회랑 모서리 근처에서 촬영하였다.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백유선
예전 경복궁을 복원하기 전에는 근정전 왼편의 회랑에 낸 문을 통해 출입했다. 당시 안내문에는 근정전 사진을 가장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 장소로 근정전 왼쪽(바라보는 사람 처지에선 오른쪽) 앞의 회랑 모서리를 추천하고 있었다.

추천 이유로 근정전의 배경으로 북악산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전문가의 사진은 왼쪽 앞의 모서리에서 찍은 사진이 많다. 근정전 오른쪽 앞의 회랑 모서리에서는 북악산을 배경으로 담을 수 없다.


위의 사진을 그림 편집 프로그램으로 좌우를 바꾸어 보았다. 경복궁 관람 티켓 사진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엉터리 사진이다.
위의 사진을 그림 편집 프로그램으로 좌우를 바꾸어 보았다. 경복궁 관람 티켓 사진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엉터리 사진이다.백유선

경복궁 근정전 오른쪽(바라보면서 왼쪽) 회랑 모서리 근처에서 촬영하였다. 뒤로 북악산이 보이지 않는다.
경복궁 근정전 오른쪽(바라보면서 왼쪽) 회랑 모서리 근처에서 촬영하였다. 뒤로 북악산이 보이지 않는다.백유선
사소한 실수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근정전의 모습을 왜곡한 것이니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경복궁관리소'가 스스로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근정전으로 들어가는 문인 근정문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관광객들. 이처럼 정면에서 보면 근정전의 약간 왼쪽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
근정전으로 들어가는 문인 근정문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관광객들. 이처럼 정면에서 보면 근정전의 약간 왼쪽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백유선
관람 티켓에 "조선 태조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 1396년에 처음으로 세운 으뜸 궁궐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경복궁. 그 '으뜸 궁궐'의 중심 건물 사진이 좌우가 바뀌어서야 되겠는가?


경복궁은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이고 중국인, 일본인을 비롯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그들 중 관심 있는 사람들은 관람 티켓을 소중하게 보관할 것이다. 왜곡된 것도 모른 채…. 가급적 빨리 잘못이 바로잡히기를 바란다.

경복궁관리소는 22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문화재청에서 보내온 사진을 사용한 것이어서 사진 합성 여부를 현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복궁 #근정전 #관람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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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콘서트>,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공저), <우리 불교 문화유산 읽기>, <한번만 읽으면 확 잡히는 국사>(상,하)의 저자로 중학교 국사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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