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귀여운 새끼 고양이와 어미

친근해지는 고양이, 왜 일까?

등록 2007.07.21 15:28수정 2007.07.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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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하면 생각나는 게 있다. 고양이에 얽힌 어릴적 추억이다. 시골에서 내가 초등학생 때 누나는 중학생이었다. 그때 나는 어떤 고양이를 잡으려고 늘 쫓아다녔다. 어느 날은 그물을 가지고 녀석을 덥치려 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생선토막을 삼태기 속에 넣고 삼태기를 막대기로 받쳐놓고 그 막대기를 줄로 엮어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가 참새 잡듯 그렇게 녀석을 잡아보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녀석은 내 눈빛을 보기만 하면 언제나 쏜살같이 도망가 제 은신처에 몸을 숨겼다. 한마디로 녀석과 나는 앙숙이었다.

그런데 누나와 고양이의 관계는 달랐다. 녀석은 누나에게 와 애교를 부리고 누나가 쓰다듬어 주면 등을 구부리고 웅크리고 앉아만 있었다. 부엌일을 주로 했던 누나가 고양이 밥을 챙겨주었기 때문에 누나는 고양이와 그만큼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어린 마음에 고양이가 얄밉기도 하고 누나가 내심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한때는 잘해주려고 먹이도 챙겨주었지만 녀석과 내 사이는 가까워지지 않았다. 녀석은 항상 누나와 함께 있었다. 딴에는 사람을 차별하는 녀석이 정말 밉기도 했다. 하기야 내가 평소에 잘해줘야 녀석이 날 따르든가 말든가 하지. 당시 애초부터 고양이를 대하는 내 행동에 문제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어릴 적 추억이야기는 여기서 접겠다. 도시에 살고 있는 지금도 주택가 특히 쓰레기봉투 주변에서 고양이는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집에서 100미터 쯤 떨어진 곳에 늘 어슬렁거리는 고양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차밑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니 녀석의 배가 불러있었다. 아마도 새끼를 가진 모양이었다. 그 뒤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본 몇 달 후 녀석이 다섯 마리의 새끼를 달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대식구가 된 것이다. 녀석의 근거지는 주로 차밑이었다. 어느 날은 새끼 다섯 마리가 모두 젖을 먹는 날도 있었고 또 어떤 날은 한 두 마리씩 무리 지어 차밑에서 놀고 있는 날도 있었다. 종종 어미는 쓰레기봉투를 뒤지기도 했다. 자신이 먹으려고 하는지 새끼들에게 주려고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고양이 가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젖 먹는 모습도 포착했다. 쓰레기봉투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내 카메라에 딱 걸렸다. 위층 아주머니는 밤에 현관문을 닫지 않아 고양이가 침입해 쓰레기봉투를 발기발기 찢었다고 화를 내셨지만 나는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나름대로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 가족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우리 옆집, 차밑에 살고 있는 고양이 가족을 소개할까 한다. 고양이가 밉지 않고 친구라고까지 생각하는 이유는 어미를 비롯한 새끼들이 이제 갓 두 돌 지난 우리 아들 새롬이에게 멋진 친구가 돼 주기 때문이다. 우리 아들은 밤만 되면 야옹이 만나러 밖에 나가자구 자꾸만 조른다.


차밑에 들어가 있는 야옹이를 보겠다고 그 조그만 녀석이 웅크리고 앉아 그 밑을 내다보며 "야옹아"하고 부르는 모습을 보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그러니 내가 어찌 이 고양이 가족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귀여운 새끼 고양이 두 마리.
귀여운 새끼 고양이 두 마리.윤태

젖을 먹고 있는 새끼 고양이들
젖을 먹고 있는 새끼 고양이들윤태

카메라 후레쉬가 눈이 부셨나보다
카메라 후레쉬가 눈이 부셨나보다윤태

먹이를 먹고 있는 고양이 가족들
먹이를 먹고 있는 고양이 가족들윤태

어미 고양이, 쓰레기 봉투 찢으려다 딱 걸렸어.
어미 고양이, 쓰레기 봉투 찢으려다 딱 걸렸어.윤태
#고양이 #새끼 #쓰레기봉투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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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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