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9일 백범기념관에서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 대한 대선 예비후보 검증청문회를 열어 그간 제기돼온 각종 의혹을 검증했다. 박근혜 후보가 19일 오전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백범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면피용 청문회라구요? 일단 지켜보시죠."
19일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오전 9시부터 이곳에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국민검증청문회가 열린다. 오전(오전 9시~낮 12시 10분엔 박근혜 예비후보에 대해서, 오후(오후 2시~오후 5시 5분)엔 이명박 예비후보에 대해서다.
이날 후보보다 먼저 청문회장에 도착한 것은 청문위원들이었다. 청문위원들은 오전 7시께 기념관에 도착했다.
"준비 많이 했다, 예리한 질문도 많아"
안강민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장을 비롯한 청문위원들과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는 청문회장(대회의실) 옆에 마련된 대기실에 모여 앉았다. 아침식사는 도시락이다.
"언론에서 '면죄부 청문회다, 솜방망이 청문회다' 그러는데 정말 그럴까요?"
위원들은 청문회를 앞두고 나온 언론보도에 민감한 듯 했다. '보도 안 된 새로운 질문도 있느냐'는 질문에 한 청문위원은 "아니, 하나마나한 청문회라고 (언론에서) 그러면서 그런 걸 물어보느냐"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하지만 내심 그간 언론 보도에 불만이 느껴졌다.
또 다른 청문위원은 "준비 많이 했으니 일단 지켜보시라"며 "예리한 질문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청문위원 중 하나인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검증청문회의 목적은 국민이 후보들에게 궁금해 하는 의혹들을 (국민을 대신해) 물어보는 자리"라며 "'면피'(용 질문)이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수사권 없는 검증위의 무기력함을 토로했던 안강민 국민검증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청문회에 앞서 만난 창과 방패... "대통령 되려면 누구나 검증은 필요"
오전 8시 5분, 박근혜 예비후보가 도착했다. 진회색 바지정장에 깃이 넓은 흰색 블라우스 차림이다. 기념관 주변에 모여 있던 지지자 30여명이 "박근혜, 박근혜"를 외쳤다.
박 후보는 백범 김구 선생 동상 앞에 먼저 가 헌화한 뒤 청문위원들이 있는 대기실을 찾았다.
박 후보는 차를 마시며 위원들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청문위원들은 '창'의 입장이고 박 후보는 '방패'의 입장이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박 후보는 청문위원들에게 먼저 "준비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청문위원인 보광스님이 "여러 가지로 무리하셨는데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묻자, 박 후보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답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우리가 심각하게 하더라도 이해하시라,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다" "기자들은 우리가 세게 질문하고 후보가 당황해야 잘했다고 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다른 청문위원도 "오늘 잘못했다는 소리를 자주해 달라"며 농을 건넸다. 박 후보도 미소를 지으며 "네, 당을 위해서 하시는 거니까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