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뉴타운지구 위치도서울특별시 균형발전추진본부 홈페이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는 천호뉴타운 개발 특혜 의혹이다. ㈜다스가 100% 출자한 홍은프레닝은 지난 2003년 3~9월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 부지에 땅을 사들인 뒤, 주상복합 건물을 분양해 2006년 말까지 240여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문제는 천호사거리 일대가 2003년 11월 서울시가 발표한 2차 뉴타운 지역에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역시나 당시 이 후보는 서울시장이었다. 애초 이곳은 개발 예정지에서 빠져 있다가 나중에서야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됐다.
게다가 서울시는 2005년 말 천호뉴타운 근처 땅을 '균형발전 촉진지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균형발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용적률·층수 규제가 완화되고, 지방세가 면제되는 등 큰 혜택을 받게 된다.
또 김씨는 1982~1991년 수도권·충북·경북 지역 등 전국 47곳 총 224만㎡(67만7600평)의 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당시 김씨는 30대에 불과해 경제력이 충분치 않았고, 같은 시기 이 후보는 개발정보에 밝은 현대건설 사장(1977~1988)·회장(1988~1992)으로 있었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김씨가 매입한 지역은 각종 정부의 개발계획과 맞물려 땅값이 크게 상승하던 곳이다.
김씨가 1978년에 매입한 경북 영주시 단산면 33만4507㎡(10만1365평)의 임야도 1980년 시로 승격·편입돼 지가가 상승한 지역이다.
1987년에 산 충남 당진군 송산면 1만2396㎡(3756평)의 임야는 1980년대 아산신항 건설 발표로 투기바람이 불던 곳이다. 더욱이 이 지역은 1990년대 한보철강이 들어오며 땅값이 6~7배 가량 올랐다. 또 김씨는 같은 해 경기 화성시 우정읍 3306㎡(1001평)를 매입했는데, 이곳 또한 현대건설이 방조제 공사를 맡았던 시화지구 개발 지역 인근이라 지가가 급등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1988년에 마련한 대전 유성구 용계동 임야 일대는 1994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이어 1990년에는 강원 고성군 토성면 산·대지 등을 매입했는데, 이듬해 인근 지역에서 제17회 세계잼버리 국제대회가 열려 땅값이 크게 올랐다.
애초 토성면은 1989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 금강산을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자는 의정서를 맺은 뒤 투기바람이 일던 곳이다. 당시 동해안 북부지역은 설악산-금강산 연계 관광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가가 몇 달 사이 20배 이상 폭등했다. 국세청은 1990년 6월 김씨 땅을 포함한 전국 180여 개 읍·면·동을 '지가 급등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아울러 김씨는 1988년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1만9995㎡(6048평)를 현대 임원 6명(지분 동일)과 함께 사들여 1990년 별장 4개를 지었다. 또 그는 같은 해 골프장을 열 목적으로 이·장·정아무개씨와 함께 경북 군위군 산성면 임야 20만7769㎡(6만2850평)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처럼 김씨가 전국에서 사들인 땅은 대부분 매입 전후로 땅값이 크게 올라 매형인 이 후보의 개발정보를 활용한 투기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씨 재산 맞나? = 김씨의 부동산 거래내역을 보면, 그는 '땅 부자'에 가깝다. 그러나 그간 김씨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가 '땅 부자'인지를 의심케 한다.
먼저 김씨는 1997년 9월 제일은행에서 빌린 2억 원 가량을 갚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자택 가압류를 결정받았다. 이 가압류는 3년이 지난 2000년에서야 해제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기업리스가 김씨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2억6000만원을 청구했는데, 또 이를 갚지 못해 가압류를 당했다. 신용보증기금도 김씨에게 빌려준 2억500만원을 갚을 때까지 김씨 집을 가압류했다. 이듬해 11월 서울 강남구청 또한 세금 미납을 이유로 김씨 집을 압류했다.
김씨가 1995년 도곡동 땅을 팔아 145억을 손에 쥐고도 2억 원 대 빚을 갚지 못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김씨는 "빚보증을 잘못 서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두 형 이상은·상득] 부친이 말년 보낸 곳에 땅 사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