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골폭포의 위용에 여름이 옷을 벗다!김연옥
일상이 바쁘고 팍팍할수록 여유를 짐짓 부리고 싶은 것일까. 지난 8일 나와 첫 인연을 맺은 산악회인 경남 산사랑회 사람들을 따라 무작정 밀양시 억산(944m) 산행을 떠났다. 오전 7시 30분에 마산을 출발한 우리 일행은 8시 50분께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석골마을에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 집, 저 집 풋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정겨운 마을 풍경이 내 눈길을 끌었다. 머릿속으로 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점점 빨갛게 익어 가는 사과들을 그려 보는 것도 즐거웠다. 그런 평화로운 상상을 하게 해 준 농부들의 수고가 새삼 고마웠다.
신라 진흥왕 때 비허 스님이 세웠다는 석골사(石骨寺). 아마 그 절로 가는 길에 들려오는 석골폭포의 우렁찬 소리에 발길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를 그저 바라만 보아도 더위로 축 처진 마음이 유쾌해진다. 추락하는데도 황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폭포이리라.
여기부터 시작이라는 것인가
내리꽂히는 황홀함에 길들여져 왔으나
물이 뛰어내린 자리에 발 담그며 환호했으나
폭포는
물의 계단
폭발하는 바닥의 빛!
- 함순례의 '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