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점거로 공청회가 지연되자 대전시 관계자(가운데)와 지역주민 등이 환경단체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 "공청회 한 번 더 열겠다"... 반대 단체 퇴장 후 공청회 진행
40여 분간의 소란이 지나간 뒤 어렵게 열린 공청회는 도로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모두 행사장을 빠져 나가 50여명의 시민들만이 참여한 채 진행됐다.
이날 공청회는 토지공사에서 동서대로 건설의 필요성과 환경최소화 방안 등에 대한 설명과 4명의 전문가 의견 청취, 객석 자유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4명의 전문가들은 동서대로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반으로 나뉘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밭대 김명수 교수는 "교통수요의 측면과 우회도로의 확장에 들어가는 비용적인 측면 등을 따져 볼 때 동서대로는 반드시 개설되어야 한다"며 "다만, 생태적으로 우려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친환경적 공법을 도입, 환경영향을 저감하는 방향으로 개설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원대 박은미 교수는 "월평공원과 갑천의 환경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도시의 네트워크 차원에서 볼 때 동서대로의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밭대 유병로 교수는 "자료도 미리 주지 않고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하는 등 공청회가 너무 졸속으로 처리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일침을 가한 뒤 "현재 논의 되고 있는 동서대로는 지난 91년 당시의 계획으로, 91년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당시 월평공원을 통과하지 않는 계획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홍영표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은 "동서대로가 지나는 지점은 1급 멸종위기종이 2개체나 서식할 만큼,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우수한 생태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라며 "사람과 편리성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자유발언 시간에서는 동서대로 건설을 찬성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서남부권 보상심의 총대책위원회 전창규 부위원장은 "동서대로 개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의할 가치도 없다,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만, 우려되는 것처럼 환경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예산의 아낌없이 친환경적으로 건설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동서대로가 건설되면 자신의 집 앞으로 도로가 지나간다고 소개한 이봉훈(61·원신흥동)씨는 "동서대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공감하지만, 환경파괴를 걱정하는 환경단체들이 없었다면, 친환경적 대안노선도, 이러한 주민공청회 자리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지나친 비난은 삼가 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토론이 끝난 후 신해태 대전시 도시관리계장은 "오늘 공청회를 통해 많은 의견이 제시됐지만, 종합하면 동서대로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환경훼손을 최소화 해 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러한 의견이 대안노선 마련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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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로 주민공청회, 환경단체 단상점거로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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