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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자본주의국에 비해 한국이 유별난 것은 자본가의 탐욕, 과잉 이윤, 과도한 시장 의존, 주주 중시 경영 때문이 아니라 지극히 불공평한 사회적 상벌 체계 때문이다. 이것이 만든 현실이 바로 세계 최악의 양극화다.
예컨대 중위임금(median wage)의 3분의 2 이하를 저임금 근로자로 정의할 때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26.8%지만 스웨덴(1993년)은 5.2%, 일본(1994년)은 11.4%다. 선진국 중에서 임금, 소득 격차가 가장 큰 미국(2005년)은 24.9%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은 상하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 유동성이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양극화는 신자유주의와 시장만 심화시킨 것이 아니다. 양극화 반대, 공공부문 강화를 가장 소리 높여 외치면서 불공평한 상벌체계를 만든 우리의 사회적 강자들에게도 결정적인 책임이 있다.
무역의존도가 70~80%에 이르고 세계 경제 지각 변동의 진앙지인 중국과 여전히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에 인접한 한국은 핵심적인 사회적 자원인 돈, 인재, 권력, 관심의 배분(흐름)이 왜곡되어서는 조만간 거대한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는 환경, 생태보다 더 심각한 지속가능성 위기다. 지금 이랜드 그룹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랜드 그룹과 참여정부에 돌을 던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랜드 정규직 노조, 진보 깃발을 든 사회적 강자와 보수 깃발을 든 사회적 강자들에게도 돌을 던져야 한다. 기득권을 거머쥔 자들, 한 주먹 있는 자들 모두 자신의 기득권을 상당 정도 내놓지 않고는 이 크고 질긴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김대호 기자는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2001년 사회평론) '한 386의 사상혁명'(2004년 시대정신) '진보와 보수를 넘어'(2007년 백산서당) 등의 저자로 현재 '사회디자인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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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전 김대호산업경영연구소 소장(2005)
전 대우자동차기술연구소 차장(2003)
'노무현 이후-새시대 플랫폼은 무엇인가?-'(2009)
'희망한국프로젝트'(공저)(백산서당, 2007)
'진보와 보수를 넘어'(백산서당, 2007)
'한386의 사상혁명'(시대정신, 2004)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사회평론,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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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 사회적 강자가 기득권 내놔야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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