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산 앞에서 관통도로 반대 서명운동에 함께 하는 등산객김윤기
요즘 버스문제로 고민이 많으실텐데, 또 하나의 숙제를 드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직접 시장님을 뵙고 할 말이 많은 대전시민입니다. 그래서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여러분과 함께 시청에 민원을 넣기도 했습니다.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 이렇다 할 답을 받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내동에서 설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우리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직접 일을 담당하는 분들께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싶어 고마왔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큰 탓인지 어제 설명회는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무리 설명회라지만 자신들의 말만 앞세우고 줄행랑 놓기에 바쁘더군요.
13일에는 공청회도 연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시장님, 시장님은 오랜 동안 공직생활을 하셨으니, 공청회가 무엇인지 잘 아실겁니다. 공청회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이 일정한 사항을 결정함에 있어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형식’이며, 행정절차법에 규율된 법적인 절차의 일부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청 홈페이지를 보니 이번 공청회를 ‘동서대로 사업 및 선정노선의 타당성, 친환경적인 건설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공청회에도 이 계획 자체를 반대하는 35%나 되는 시민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이쯤되면 시장님께서 직접 나서서 안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때우겠다’는 발상을 하는 공무원들을 혼내주셔야 할겁니다.
저의 절망이 점점 깊어집니다. 그것은 동서대로에 대한 의견차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토론과 소통’을 문제의 해법으로 여기지 않는 대전시청의 폭력적인 태도에 화가 치밉니다. 생각이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서로 만나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것이 귀찮다고 생각하는 ‘닫힌 마음’이 더욱 심각합니다.
시장님은 3000만 그루 나무를 심고, 백만평의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저는 회색빛 도시 가운데 초록으로 도드라진 백이십만평의 도솔산을 지키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가 어찌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아름다운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