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파크
세상은 이분법으로 구분되거나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 그런 세상이라도 가끔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흰색은 흰색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그렇지만 '과연 흰색이 진짜 흰색일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가짜와 진짜를 찾아내는 유쾌한 게임 <진짜, 하운드 경위>(연출 박광정)가 진짜 하운드 경위를 찾아내기 위해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쥔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작가로 잘 알려진 톰 스토파드 원작을 극단 파크(대표 박광정)가 국내 무대에 처음 소개한다. 극의 초반은 번역극에서 오는 문제점, 특히 번역투라고 일컫는 일상에서 쓰지 않는 말들을 극복하기 위해 신파적인 어투를 사용한다.
그리고 연극평론가 2명이 등장해 객석의 반대편에 앉아서 공연, 백만식, 사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객은 공연을 보면서 연극평론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무대위 유리창 너머로 연극평론가들이 앉아있는 또 다른 무대가 존재한다.
무대 위에서는 진짜 하운드 경위를 찾아내기 위한 연극이 진행된다. 테이블 밑에 시체가 놓여있고, 라디오방송에서는 정신이상자를 찾는 소식이 계속 흘러나온다. 누구나 쉽게 찾아오지 못하는 저택에 오랜만에 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인원 멀둔 부인, 매그너스, 펠리시티, 사이먼이 만나게 된다.
사이먼은 멀둔 부인을 사랑하고, 펠리시티는 사이먼을 좋아하지만 그가 멀둔 부인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휠체어를 타는 매그너스는 멀둔 부인을 사모한다. 그렇게 사랑관계에 약간씩 얽혀 있는 네 사람은 카드게임을 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매그너스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저택에 사이먼이 왔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그를 정신이상자라고 몰아간다. 아무도 없는 무대, 홀로 서있던 사이먼은 갑작스럽게 총에 맞아 죽는다.
그러는 사이 자신을 하운드 경위라고 소개하는 인물이 도착한다. 그리고 그는 죽은 사이먼과 테이블 밑에 있는 시체를 발견한다. 하운드 경위는 멀둔 부인에게 죽은 남편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렇지만 시체는 멀둔 부인의 남편이 아닌 평론가들이 찾았던 백만식 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