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 > 보도를 비판한 7월 17일자 제925호 <시사저널>.
<시사저널> 사태의 단초가 됐던 삼성그룹 기사 공개 여부를 놓고 회사쪽과 전직 기자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회사쪽은 최근 발행된 <시사저널>을 통해 "기자들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기사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어 "기사 출처의 신뢰성과 사실관계에 왜곡이 많기 때문에 명예훼손 등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사저널> 전직 기자들은 10일 "기사의 저작권자는 회사"라며 "공개할 권한이 없는 기자들에게 기사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아쳤다.
회사쪽, "삼성 기사 문제없다면서, 왜 공개 못 하나"
<시사저널>은 17일자로 발행된 최신호(925호)에서 "사태의 본질인 삭제 기사, 왜 공개하지 못하나"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회사쪽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빠진 기사다, 노조는 기사가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면서 "사태의 발단이 된 기사, 노조가 진실이라고 말한 기사를 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는 "노조가 만든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시사모)'이나 노조 홈페이지 등에서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며 "노조는 기사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전혀 문제없다면서 왜 기사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잡지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세를 드러냈다. 회사쪽은 "기사는 일부 언론에도 제시됐지만, 그 어느 언론사도 기사를 공개한 곳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MBC TV < PD수첩 >, <미디어오늘>, <한겨레> 등을 지적하면서 "사측이 기사를 뺀 것은 삼성의 로비와 압력에 굴복했기 때문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갔다"고 비난했다.
회사쪽은 또 지난 3일 방영된 < PD수첩 >을 지목해 "기사의 제목과 특정 인물만 노출됐을 뿐"이라며 "(기사를) 그대로 내보내기에는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제가 된 기사에 대해 "기사 출처의 신뢰성과 사실 왜곡 등이 많아 명예훼손 소지가 크기 때문에 사실을 정확히 쓰고, 반론을 보장하는 등 기사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한 뒤 보도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회사쪽 고위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기사가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고,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가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른 매체들도 해당 기사가 문제없다고 주장한다면, 기사를 인용하는 정도로 내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비판적 보도를 해 온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일부 매체에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사의 저작권 문제 때문 아닌가'라고 묻자, 그는 "< PD수첩 >은 이미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느냐"며 "기사의 저작권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