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화전을 준비한 김준태 시인.한국문학평화포럼
시인 김준태. 시인의 걸음은 언제나 크고 넓다. 큰 보폭보다 넓고 깊은 민족애를 지니고 있는 시인 김준태. 그가 통일을 화두로 한 '통일시화전'을 연다.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화랑에서 열리는 통일시화전은 시인 김준태와 통일을 염원하는 시인들이 다 참여했다.
이번 통일시화전에 참여하는 시인은 고은 시인은 비롯해 김규동, 민영, 김지하, 정희성, 김준태 시인. 이 나라의 시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견 또는 원로 시인들이 육필로 통일된 세상을 그렸다. 육필시가 귀한 시절이라 전시 자체가 반갑다.
이기형 시인을 비롯해 오영재, 김정환, 백석, 김남주, 조태일, 신동엽, 김수영, 문익환 시인 등 27명의 작품은 김준태 시인의 붓끝으로 통일세상을 그렸다. 남북 시인들과 작고 시인들의 작품들이라 단단한 내공이 없으면 범접하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이번 시화전을 준비한 김준태 시인의 공력 또한 많이 소진되었다. 그럼에도 시화전을 준비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우면서 강하다.
통일은 아가의 해맑은 얼굴처럼 온다
정말 이제, 오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작은 고추를 움켜쥐고 마냥 순결하게 웃어대는 아이처럼 통일이 그렇게 '아장아장' 걸어오고 있음을 어찌 저 혼자만 느끼는 예감이겠습니까. 그래서 저 또한 아가의 "하얀 발가락도 조금씩 빌려서 남북 삼천리 예쁘게 걸어가려"고 오늘 이렇게 <통일시화전>을 서울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열고 있는 것인가 싶습니다. - 초대의 글 중에서
통일은 아가의 해맑은 얼굴처럼 다가온다는 시인은 지난해 늦가을 금강산에서 "죽지 않고 너를 보기 위해 금강산아 나는 오늘까지 살아왔다" 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가 생각하는 통일은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네가 살아가는 밭고랑 사이를 맨발로 촉촉히 젖은 흙발로 걸어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