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청산정기석
"친누님이 20년 전부터 살던 마을이라 남의 마을 같지 않은 곳이에요. 자주 다니러 와서 마을 분들도 이미 잘 알고요. 포천을 떠나 옮겨 살 터를 찾다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자연스레 3년 전 이곳으로 오게 되었죠. 집은 서울 혜화동에 있던 한옥을 헐어 통째로 옮겨지었어요. 원래 'ㄷ'자였는데 'ㄱ'자로 폈다는 것만 다르죠."
자연과 사람이 얼싸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문화가 충돌하는 문화사랑방 '징검돌'. 이 집의 바깥주인 '청산' 정순오씨는 집터를 이렇게 부릅니다. 독학으로 배워 몸소 지은 한옥만 벌써 세 채입니다. '달마당'이라 불리는 안주인 나미희씨는 옆 마을로 천연염색을 배우러 마실 나갔습니다. 역시 마실 중인 어머니와 부부, 딸 다린이와 아들 다빈이, 그리고 얼마 전 호주에 살다 돌아온 동생 부부가 같이 살기 시작해 모두 일곱 식구입니다. 마당에는 강아지 네 마리. 사는 식구에 비해 집은 많이 커 보인다 싶을 정도로 번듯합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라 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