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모아 씨는 직접 준비해온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며, 일목요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손기영
이어 손씨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정신치료개념의 변화가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달라져야
"과거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를 '바보', '미친 사람'라고 놀리긴 했어도 그들을 동네에서 내쫓고 격리시키기 보다는 이웃으로 인정하고 감싸 안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급속히 산업사회로 재편되고 자본주의 문화가 지역사회에도 침투하게 되면서, 생산활동 참여의 중요성과 문화적 획일성이 발생되면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자의적인 기준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 기준 벗어나게 된 그들은 '쓸모없는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며, 지역사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죠."
"또한 의학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상당부분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게 되었고, 주변에 지역정신보건센터도 속속 들어서 있어 근거리 치료에 대한 인프라 구축도 안정적으로 갖춰지고 있죠. 오히려 지금은 퇴원 후 환자의 사회적 능력의 배양과 관리, 즉 '탈 시설화'가 근본적인 정신치료의 목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정신질환자들의 인권문제나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정신질환자 입원제도 중에서 환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보호자의 동의만 있으면 입원이 가능하죠. 또한 이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정신과 주치의에 결정도 신속하게 이루어지곤 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응급입원이 되더라도 일정기간 환자와 지속적으로 면담을 통해, 정말 정신병동의 입원이 불가피한지 판단하죠. 그리고 합당하지 않은 입원이라고 결정이 난 경우에는 바로 퇴원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병동입원제도는 앞으로 환자들의 의사를 더욱 경청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은 의사표현이 서툴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부 정신병동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 대우에 대해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며, '인권의 사각지대'로 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손씨는 마지막으로 정신질환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문제'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면담을 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건데, 정신질환자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고 친구입니다. 외형적인 증상만 빼고 보면, 우리와 같이 취업을 하고 싶어 하며, 사랑도 하고 싶고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평범한 이웃'입니다. 누구나 조금씩만 노력하고 관심을 기울이면 편견은 극복될 수 있는 일입니다."
신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조금씩 극복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은 여전하다. 우리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안, 우울, 공포 등 어느 정도의 정신적 혼란상태를 겪고 있다. 신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것이 몰상식으로 비춰지는 것처럼,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 역시 '왜곡된 감정상태'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해로 극복되는 날이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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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그들은 우리의 평범한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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