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의원, '개정 사학법'이 옳다더니...

[주장] 개정 사학법 홍보하더니 재개정 앞장... 차라리 한나라당 입당하라

등록 2007.07.03 10:00수정 2007.07.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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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1월 교육부총리였던 김진표 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사학법 개정에 반발해 감사를 거부하는 사학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자료사진)
지난 2006년 1월 교육부총리였던 김진표 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사학법 개정에 반발해 감사를 거부하는 사학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2005년 12월 9일 사립학교법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던 날, 김진표 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정치 일선에서 벗어난 교육부총리로 있으면서도 일부러 국회의원 신분으로 돌아와 국회에 투표하러 와서 당연히 찬성표를 던졌다.

많은 이들은 '이제 다시는 사학에서 부정부패로 인하여 눈물을 흘리는 학생이 없겠구나, 다시는 사학비리로 눈물 흘리는 학부모도 없겠구나, 그리고 다시는 재단의 비리를 고발하였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나 거리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불행한 교사들이 나오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개정 사학법' 전도사 → '사학법 재개정' 전도사로

개정된 사학법의 집행책임자로서 김진표 의장은, 사립학교법이 비리척결과 학교 민주화를 위한 법안이 법안이며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법안이라고 전 교육계와 전 국민을 상대로 홍보했던 장본인이다. 부총리 명의의 이메일·팸플릿·해설서·문답집 등 개정 사학법 홍보에 열과 성을 다했다. 개정 사학법은 정말로 좋은 법이라고.

교육부총리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사학법 개정에 당당히 한 표를 행사했고, 개정 후에는 개정 사학법 전도사로 온 국민에게 사학법을 홍보하고 선전하던 김진표 의장이 어느 순간부터 입장을 180도 바꿔 사학법 재개정에 목을 매고 있다. 교육부총리에서 물러나 열린우리당으로 복귀를 했고, 당의 브레인부서로 모든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이라는 또 다른 중책을 맡게 되면서부터 입장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개정 사학법이 훌륭한 법안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홍보했던 그가 지금은 최선봉에 서서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하고, 한나라당과 사립학교법 합의를 이끄는 대표가 돼 있다. '개정 사학법 전도사'가 '사학법 재개정 전도사'로 변하는 자기모순의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김진표 의장은 공적인 국회의원 신분과 개인적 개신교 신자의 지위를 혼동하고 있는 듯 하다. 김진표 의장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져 있고, 그 입장이 사학법 재개정 전도사가 된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이 독실한 종교 신자라는 것을 비난하거나 탓할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지만, 특정 종교의 신자라는 개인적인 지위와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라는 공적인 신분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김진표 의장은 공적인 신분을 망각하고 특정 종교 신자라는 개인적 신분을 앞세워 이를 명분으로 사학법 재개정에 앞장서고 있는 것 같다. 김진표 의장의 사학법에 대한 행태, 특히 종교인들 앞에서 보이는 행태는 마치 '고양이 앞의 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결코 올바른 정치인의 처신이 아니며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종교와 정치의 유착은 후진적 정치 행태로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서도 결코 종교를 정치에 앞장세워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한명, 한명이 우리 헌법이 보장한 입법기관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회 체제가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체제인 상황에서 사학법의 해당 전문 상임위원회인 교육상임위원회 국회의원들이 사학법을 반대하는데, 이들을 면박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같은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백년대계 교육법인 사학법을 합의하면서 교육상임위원회 의원들과 상의도 없었고,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당 교육상임위원을 말 한 마디로 다른 상임위로 쫓아내버렸다. 또 다른 지도부는 한나라당과 싸우는 교육상임위원들을 격려하면서 축구공도 사주는데 김진표 의장은 그날 한나라당을 만나 사학법을 합의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김진표 의장을 비롯한 일부 지도부가 당론도 없이 자기들끼리 합의해 놓고서는, 양당 간의 합의이니 어쩔 수 없다고 교육상임위원들을 질책하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 그만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라

"개정 사학법은 학교를 민주화시키고 부정부패를 없앨 것이며, 사학의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법"이라고 온 국민에게 선전하던 교육부총리 김진표와 "개정 사학법은 종교의 자유와 건학이념을 훼손하는 위헌적 법이니 이를 재개정 해야한다"고 하면서 교육상임위원들마저 무시하고 사학법 재개정을 합의해주고 밀어붙이는 지금의 정책위의장 중 어느 것이 진짜 김진표인가?

신념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그때의 모습이 거짓이었을까? 그때 했던 대국민 홍보와 선전은 거짓말이고, 사기였을까?

사학법 개정과 재개정 사이에서 어느 것이 진짜이든 김진표 의장은 책임져야 한다. 사학법 재개정에 목을 매는 지금이 진짜라면 이전에 교육부총리로서 개정 사학법의 정당성을 역설하던 것에 대해서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책임을 지고 정계를 사퇴해야 한다. 정계은퇴가 부담스럽다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이 훨씬 자신의 정치적 포지션에 맞는 솔직한 모습이 아닐까?

김진표 의장은 헌법기관인 젊은 교육상임위원들 기죽이지 말고 협박을 철회하라. 부패사학으로 피눈물을 흘린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더 이상 절망하게 하지 말고, 교육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라. 이 땅의 개혁세력을 욕 먹이지 말고 이제 그만 한나라당으로 입당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덧붙이는 글 | 김행수 기자는 사학국본의 전 사무국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김행수 기자는 사학국본의 전 사무국장입니다.
#사학법 #김진표 #교육부총리 #재개정 #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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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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