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전 감독(우리은행 한새농구단)이 지난 4월 직접 쓴 사과문.오마이뉴스
박 전 감독은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인정한다"면서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그는 피해 선수를 자신의 방으로 부른 사실, 강제로 입을 맞추려고 한 사실 등을 인정했다.
하지만 박 전 감독은 "피해 선수를 방으로 불렀을 때 수건만 두르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부인했다. 또한 "강제로 옷을 벗겼느냐", "침대에서 피해자의 옷을 강제로 옷을 벗기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 술을 많이 먹어서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감독측 변호인은 "미국에 도착한 첫날(4월 10일), 소속 선수 외가의 초대를 받아 소주 6병∼7병으로 폭탄주를 다량 마시는 등 평소보다 많은 주량을 마셔 사실상 만취상태였다"며 박 전 감독이 사건 당일 술에 취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사건 당일 피고인에게 감기 기운이 있어 감기약을 다량 복용했다"며 "감기약과 술로 인해 평소 생각지도 않았던 행동을 하게 됐다"고 우발적인 실수임은 거듭 밝혔다.
변호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평소 딸같이 여기던 선수에게 치명적인 아픔을 안겨준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평생을 농구에만 전념한 피고인은 이번 일로 인해 사회적 지위, 가족 관계 등 모든 것을 잃게 됐다"며 "혐의 이상의 벌을 받고 있다"고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눈물바다 된 방청석
변호인이 박 전 감독의 선처를 당부하자 방청하고 있던 피해 선수의 가족들이 발끈했다. 피해 선수의 친할머니는 벌떡 일어나 판사를 향해 "저 자를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 자(박 전 감독)를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며 "70년 평생 살면서 이렇게 가슴이 찢어지는 일은 처음이다, (이번 일로) 집안은 쑥대밭이 됐다"고 성토했다. 이어 "저 사람이 풀려나서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며 "죽을 때까지 저 자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판사는 이에 "피해자 가족의 심정을 알고 있다, 탄원서 등을 다 읽었으니 감안해서 선고하겠다"며 법정 내 정숙을 요청했다.
피해 선수의 가족들은 혐의 내용이 낱낱이 공개될 때마다 눈물을 보였다. 박 전 감독의 혐의 내용을 부인하자 방청석에 있던 피해 선수의 삼촌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힌 것은 박 전 감독의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박 전 감독의 가족 중에는 혐의 내용이 나오자 두 귀를 막는 이도 있었다. 박 전 감독의 부인은 법정이 아닌 복도에서 재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재판이 끝난 뒤 박 전 감독과 피해 선수의 가족들은 아무 말 없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6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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