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암문 좌우의 산성이상기
북암문에서 동화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아주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조선시대 관문을 지키는 이졸(吏卒)들의 간섭을 싫어했던 서민들이 이 길을 자주 이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길 양쪽으로는 산죽들이 자생하고 있다. 산죽은 월악산 남릉에 광범위하게 자생하고 있는데, 5월에는 꽃이 피기도 한다.
동화원까지는 1.3㎞로 길이 아주 평탄해 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동화원은 옛날 새재길을 다니던 과객들이 묵던 주막이었다. 현재는 관광객과 등산객을 위한 식당과 매점으로 쓰인다. 대부분 등산객들이 많으며, 이들이 음식이나 술을 먹기도 하고,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조령 제2관문인 조곡관이 나오고, 위로 올라가면 조령 제3관문인 조령관이 나온다. 전략적으로 볼 때는 고개 마루에 위치한 3관문이 더 중요하다. 동화원에서 조령관까지는 큰 길이 나 있어 15분 정도 걸린다.
큰 길 옆으로 소로인 장원급제길이 있으며, 이 길을 따라서 과거 시인 묵객들의 시가 나무판에 새겨져 길 옆 나무 위에 걸려 있다. 구봉령(具鳳齡: 1526-1586)이 객지인 서울에서 벼슬을 하다 고향 땅인 경상도로 접어들며 이곳 새재에서 읊은 시 한 수를 소개한다.
새재를 넘으며 踰鳥嶺
서울에서 나그네 슬픔 몇 해이던가 旅愁京洛幾年春
조령 넘는 지금 기분 상쾌하여라. 過嶺如今發興新
이로부터 고향 땅을 밟게 되거니 自從踏得鄕關土
초목조차 친구처럼 나를 반기네. 草樹相看亦故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