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기자가 생방송 중에 '삼성'과 '금창태' 사장을 실명으로 언급해 사회자로부터 주의를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주진우 : 사실 그 기사가 삼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기는 기사가 아니었다. 현재 삼성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가 드물어서 시사저널이 유독 눈에 띄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문정우 : 고경태 한겨레21 팀장도 금창태 사장의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가 고소 당했다. 그런데 그 관련 법원 판결이 나왔다. 판결의 요지가 이렇다. 법원은 금 사장의 행동이 일반적으로 언론사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심하게 욕한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겠냐는 이야기다. 결국 욕해도 된다는 이야기다.(일동 웃음) 그후로 금 사장이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최광기 : 금창태 사장이 계속 징계와 소송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은남 : 이에 관련되서 12명이 소송당했고 노조집행부도 7명도 소송당했다. 합쳐서 19명이 고소를 당한 것이다. 금창태 사장이 심지어 시사저널의 독자까지도 고소했다. 이 독자가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라 "금 사장은 법조 훌리건이다. 소송을 남발하며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는 이 사람을 꼭 단죄해달라"고..
문정우 : 사실 언론인이 가장 많이 시달리는 것이 그런 소송들이다. 돈 있는 쪽에서 있는 돈을 믿고 소송을 제기해 피곤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인이라는 사람마저 법적절차를 악용하는 짓을 하고 있다. 참...
최광기 : 워낙에 유명해져서 금창태 사장이 누구인지 네이버 인기검색어 순위로 높게 올라간 적도 있던데..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 주기자님이 말해주신다면
주진우 : 글쎄 설명이 안 된다. 그 사람에 대해서 규정할 수가 없다.
최광기 : 자.. 만약 독자 여러분들이 궁금하시면 인물 검색에서 찾아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로 격려해주고 계십니다. '모다'라는 아이디를 쓰는 독자께서 "짝퉁 시사저널만 포기하시고 다시 재개하자"고 하셨고, '맥가이버'라는 아이디를 쓰는 분은 "더 좋은 기사로 우리 주위에 더 많은 억울한 이들에 대한 관심 부탁드린다"고 하셨네요.
이렇게 댓글을 보니 정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알겠습니다. 이제 굿바이 결별 선언도 하셨고 앞으로 많은 일들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문정우 :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새로운 매체를 만들기 위해 지금 돈도 모으고 사람도 모으고 있다. 돈 때문에 싸우게 됐는데 결국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게 비극이긴 하지만 새로운 매체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다 'DON'(돈)이더라. 하지만 잘 될 것 같다. 앞서도 말했지만 파업 시작하면서 노조 통장에 쟁의기금은 한 푼도 없었다. 이번에도 기적이 일어나서 순조롭게 일이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최광기 : 이번 사태 보면서 독자의 힘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들의 의지와 열정이 높았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며 시사저널 기자들, 참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픔의 시간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곧 신매체를 창간할 것이라도 들었다. 이 시간 통해 기자들이 광고 한번 해보자.
윤무영 : 이 시대 마지막 남은 양심입니다. 여러분이 지켜주면 진실하게 일하겠습니다. 동참해주세요.
문정우 : 자기 입으로 이 시대의 양심이라니.(웃음) 저희가 만드는 신매체는 광고만 주면 기사 씁니다.(웃음) 광고 내시고 기사 빼달라고 하면 뺍니다.(웃음) 농담이고… 좋은 매체 만들 겁니다.
안은주 : 아까 저희 선배들이 철이 없다고 했다. 신매체 준비도 거의 없었다. 그리고도 사표부터 냈다. 그러면서 신매체가 잘 될 거라고 한다.(웃음) 하지만, 그들처럼 나도 낙관적으로 본다. 백만원씩 오천명만 모으자. 그러면 좋은 매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은남 : 독자들로부터 '신매체 힘내세요. 독자가 있잖아요'라는 노래를 듣고 싶다.
문정우 : 사표 내고나니까 모두 경제관념이 생기고 있다.(웃음)
최광기 : 지금까지 긴장 속에 있었다. 이 토론회를 해야하는가 염려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나니까 시사저널 기자들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겠다. 희망을 만들어내는 힘을 봤다. 여러분이 살아있는 희망의 증거 아닌가.
안은주 : 일년 동안 싸워온 힘은 스스로 만족하는 '자뻑정신'이었다.(웃음) 이 정신에 입각해 새 매체도 잘 만들겠다.
최광기 : '시사저널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다가 이젠 그렇게 못하게 됐다. 편치 않은 심정일텐데. 기자들은 괴롭지 않은가? 또한, 신매체를 만드는 각오는.
안은주 : 짝퉁 시사저널 보면서 너무 답답하고 창피했다. 나중에는 아예 안 봤다.
주진우 : 돌아가면 짝퉁 시사저널에 관한 참회록을 쓰려고 했다. 이제까지 우리의 논조와는 전혀 다른 시각의 기사 즉, 문제 사학 감싸기, 삼성 칭찬 기사 등이 지면에 실린 것이다. 또 편집위원인 김행씨는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는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 너무나 답답했다. 새 매체를 만들면 짝퉁 시사저널의 폐해를 바로 잡고 기사를 쓰고 싶다.
김은남 : 짝퉁 시사저널은 기존 매체가 18년간 지켜온 논조와 정통성을 완전히 부정했다. 유럽의 경우 사주가 자기 멋대로 매체 성격을 바꿀 때는 기자가 사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 짝퉁 시사저널은 기자와 독자를 무시했다. 손해배상 청구라도 하고 싶다.
최광기 : 짝퉁 시사저널에 대한 분노가 클 것이다. 그것을 뒤집는 것이 신매체 아닌가?
윤무영 : 파업할 때 딸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딸이 책을 보더니 단숨에 알더라. 총명해서 안 게 아니다. 관심이 있는 몇 가지 기사를 보곤 나한테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더라.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아빠의 생각을 이해시키기가. 그래서 딸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문정우 : 예전 시사저널에선 경영진이 '이런 아이템으로 한번 써 보라'고 제의하면, 쓸 건 쓰고, 아니다싶은 건 안 썼다. 그런데, 금창태 사장은 그걸 명령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짝퉁 시사저널 보니까 옛날에 금 사장이 제의한 아이템이 거의 녹아있더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신학림씨가 그러더라. '메이저언론사에서 살아남으려면 공익보다 사주와 자기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이게 출세의 기본원칙이다'라고. 짝퉁 시사저널 보니까 그게 잘 실현돼 있더라.
최광기 : 불행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짝퉁 시사저널을 바로 세우는 것도 신매체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1월에 열린 문화제를 잊을 수 없다. 시사저널 앞에 모인 독자들을 보면서 '아직 정도언론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구나'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