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작은 밤바다에서부터

밤에 보는 부산 해수욕장들의 모습들

등록 2007.06.27 08:57수정 2007.06.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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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은 햇살 하나가 동그마니 구름을 뚫고 나와 모래사장을 비춘다. 그 햇살 사이로 모래사장의 작은 사금파리들이 톡톡 은색을 튀긴다. 조금 있으려니 눈이 따갑다. 자외선을 듬뿍 담은 해수욕장의 모래들이 눈동자를 아프게 한다. 그래서 낮의 해수욕장은 참 싫을 때가 많다. 뜨거운 햇살이 피부를 파고드는 것이 너무 싫고, 그 햇살에 타들어가는 갈증이 너무 싫다. 그래서 기다려지는 것이 밤의 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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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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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우선 밤바다는 시원하다. 암흑의 수평선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노래는 더 없이 상쾌하다. 이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정다운 벗과 함께 모래사장에서 마시는 술은 낮의 갈증을 풀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밤의 해수욕장은 젊은이들의 향연으로 가득 찬다. 이곳저곳에서 젊은이들이 빙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더 없이 정겹다. 그리고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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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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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부산의 야경은 바다에서 시작하여 바다로 끝난다. 서울과 홍콩의 야경이 웅장한 빌딩을 오브제로 활용한다면 부산의 야경은 오로지 바다를 오브제로 활용할 뿐이다. 그만큼 부산과 바다는 이별할 수 없는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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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해운대, 청사포, 광안대교 등을 프레임에 담아보았다. 바다의 멋진 풍경이 도심의 불빛과 어울려 깊은 하모니를 이루었다. 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서 가장 기뻤던 일 하나가 있다. 바로 내가 부산에 산다는 사실이었다. 눈 뜨자마자 바로 바다를 볼 수 있는 부산에 산다는 사실이었다. 바다가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마 이 기분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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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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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바다. 그것도 여름의 밤바다는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뭔가 이루어질 것만 같은 설레임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간이 밤이요, 뭔가 아련한 낭만이 생산될 것만 같은 곳이 바로 바다가 아닌가. 그 두 개가 결합된 것이 밤바다이니 어찌 사람들을 흥분 안 시키고 배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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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가 시작되었다. 여름의 밤바다가 이제 팡파레를 울렸다. 올 여름의 밤바다에선 그 어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까. 기대와 흥분으로 다시 프레임을 쳐다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리해수욕장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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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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