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은 철저한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입니다.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말부터 일본에서는 고등학교와 대학가가 '홍역' 때문에 그야말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일본은 홍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 휴교령을 내리고 백신을 접종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에서는 1989년 봄 홍역, 볼거리 그리고 풍진을 함께 예방할 수 있는 MMR 종합 백신이 도입되었지만,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을 기피했습니다.
비록 일본이 1993년 이후에는 국가적으로 철저하게 접종을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일본 젊은 층에서 홍역의 유행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세대가 그 유행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0년∼2001년 사이의 홍역 대유행기에 5만6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7명이 숨지는 사건을 겪은 이후 '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을 포함한 홍역퇴치 사업에 나섰고, 2002년 11명, 2003년 13명, 2004∼2006년까지 6명 등으로 급감하며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홍역퇴치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홍역은 예방접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홍정연 제주의대 소아과 교수는 "예방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한 번, 그리고 4∼6세에 추가로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홍 교수는 "홍역이 유행하는 시기라면 생후 6∼11개월 사이라도 홍역 단독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홍역이 유행하는 기간에는 백신접종을 위해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조언합니다. 또 접종을 받은 아이들은 만일 면역능력이 부족해서 홍역을 앓더라도 '경증화된 홍역'을 앓고 가볍게 끝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일부 홍역 백신 접종을 두려워하는 쪽에서는 홍역 백신 후의 자폐증 우려와 계란에 의한 알레르기 등을 이유로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백신과 자폐증의 관계를 발표했던 저자가 오류를 시인하고 논문을 철회하면서 무관한 것으로 증명되었고, 계란에 의한 알레르기는 백신 접종의 금기사항에서 제외되는 등 더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지 주의할 점은 홍역 이외의 다른 심한 급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임산부인 경우에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팀 최원석 책임연구원은 "당국에서는 대국민 홍보, 보육시설이나 병원 등에 안내자료 배포와 함께 예방접종 적극 권장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현재 산발적인 발생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므로 곧 안정화될 것"이라고 홍역이 앞으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의학적 대증요법도 한 방법
한의학에서는 홍역은 마진(痲疹), 두진(痘疹) 등으로 불리는데, 39∼40도 이상의 고열(열이 치성)이 나는 전형적인 외부 감염(외사(外邪)) 현상으로 바라봅니다.
김덕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소아과 교수는 "현재 홍역은 예방백신에 의해 한방 병원에서 볼 기회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단지 치료법으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려주는 작용이 있는 약(패독산 등)이나 독소를 풀어주는 약(승마갈근탕 등)을 복용하는 등의 대증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홍역은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므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홍역은 철저한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입니다.
'홍역을 치른다'는 관용적 표현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도록 홍역이 우리나라에서 박멸되기를 기원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의성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