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의 보물이 묻힌 곳 같은 느낌의 나무가 풍경 속에 있습니다.임현철
뭐니 뭐니 해도 '땅이 최고'입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흙을 밟고 사는 게 제일입니다. 삼라만상, 천지만물이 가진 고유한 '기(氣)'와 소통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남 여수시 소호동에서 용주리로 가는 고개를 넘다 보면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보입니다. 이 풍광은 여수에서 흔히 보는 쫘∼악 펼쳐진 바다가 아닌, 숨어 있는 듯한 바다 경치입니다. 엿보는 은밀한 맛의 정취랄까요. 이 풍경 안에 흙이 있습니다. '황토'.
지난 23일(토) 아이의 온몸이 불덩이였습니다. 병원에서는 골 때리게 아프고, 열이 심하게 날 거라는, 전염성이 강하다는 설명과 함께 뇌수막염이라 하더군요. 옷을 벗기고 물수건을 이마에 대는 등 좀 복잡했습니다.
이걸 보고 피식피식 웃었는데, 아내는 "아이가 아픈데 웃는다"고 타박입니다. "자기 배 아파 나은 사람과 아닌 사람은 느낌이 다르다"는 겁니다. 속으로 '크면서 아픈 게 당연한데, 아프면서 크는 건데…' 했습니다.
하여, 일요일에도 병원에 갔습니다. 월요일에 다시 오라는 말. 그러나 '흙을 밟으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