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틀을 벗지 못한 우에토 아야

[해외드라마 열전] 리메이크작 <호텔리어>, 아쉬운 조기종영

등록 2007.06.21 10:49수정 2007.06.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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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토 아야(22)는 <소녀 검객 아즈미 대혈전>,<어텐션 플리즈>등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일본의 청춘스타다. 우에토 아야는 1997년 전국 '미소녀 콘테스트'에서 입상하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급부상한 연예인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영화, 드라마, CF, 가수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폭넓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전형적인 '기획형 만능 엔터테이너'다.

귀엽고 건강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동년배 배우들에 비하여 일찍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우에토 아야지만, 드라마에서는 꾸준한 활동에 비하여 눈에 띄는 히트작이 별로 없다.

2006년 후지 TV에서 방영되었던 <어텐션 플리즈>와 조연으로 출연했던 대하사극 <요시츠네>정도가 높은 인기를 끌었을 뿐, <고교교사>,<한 여름의 아빠에게>,<시모키타 선데이즈>,<에이스를 노려라><어택 넘버1>등 우에토 아야가 주연을 맡은 대부분의 작품들은 모두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 우에토 아야와 오이카와 미츠히로가 주연을 맡은 <호텔리어>(아사히 TV)는 배용준, 송윤아 주연의 동명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당초 기획된 11화에서 9화로 조기 종영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호텔리어>는 한 자릿수 시청률을 넘지 못한 끝에 최종회 9.1%, 평균 시청률은 8.6%에 그치며, 분기별로 나뉘는 일본드라마 시장의 2/4분기에서도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원작에서 송윤아(서진영 분)의 캐릭터에 해당하는 호텔 프론트매니저 ‘오다기리 쿄코’ 역을 맡았던 우에토 아야는 오이키와 미츠히로(원작의 배용준), 타나베 세이치(원작의 김승우) 등 내노라 하는 일본의 중견배우들과 호흡을 맞추었으나 히로인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케나카 나오토, 오오스기 렌, 사에코, 후에키 유우코(유민)등, 국내에서도 친숙한 일본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호화캐스팅으로 눈길을 모았던 <호텔리어>였지만, 방영 내내 극본과 연출의 완성도에 대한 혹평이 끊이지 않았다.

초반 1,2회에서 원작의 주인공이기도 한 '욘사마' 배용준의 깜짝 특별출연으로 화제를 모으며, 배용준의, 출연시간 동안 잠시 순간 시청률이 급등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드라마의 성적 자체를 구원하지는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원작 특유의 방대한 스토리를 압축해내는 과정에서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고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도쿄오션 호텔 인수를 둘러싼 두 세력의 갈등구도와 호텔리어라는 전문직의 세계, 주인공 세 남녀들의 엇갈린 사랑이야기 등 드라마의 여러 줄기가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하고 저마다 따로 노는 느낌을 주었다. 한국 원작 특유의 감성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우에토 아야는 '케빈 어텐던트'(비행기 객실승무원)‘로 열연했던 전작 <어텐션 플리즈>에서 제복을 입는 전문직 여성의 캐릭터를 소화한바 있다. 당시 발랄하고 엽기적인 말괄량이 캐릭터로 눈길을 모았던 아야는, 1년 만에 좀 더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했지만 전작에서 보여준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대중들이 기억하는 우에토 아야의 이미지가 <아즈미 대혈전>의 소녀검객이나 <어텐션 플리즈>의 객실승무원, <어택 넘버1>의 배구부원, <에이스를 노려라>의 테니스 스타 같은 다소 역동적인 이미지의 캐릭터였던데 비하여, 정적이고 성숙한 여성미를 강조하는 캐릭터와는 아직 거리감이 있는 것.

당초 오다기리 쿄코 역은 좀 더 연륜 있는 배우들이 물망에 올라있었다. 기존 배우들의 고사로 캐스팅이 난항에 부딪치면서 후순위로 우에토 아야가 캐스팅되었고, 60년대 생이었던 상대 남자배우들과 물리적인 나이차가 너무 크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원작의 가장 확실한 중심축이던 세 남녀의 멜로라인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하면서 <호텔리어>는 결말이 예상 가능한 다소 맥 빠진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우에토 아야는 지난해 같은 아사히 TV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시모키타 선데이즈>에서도 주연을 맡았으나 역시 조기종영의 악몽을 피하지 못했다. 아이돌 출신 스타의 수명이 특히 짧은 일본 연예계에서,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두 번이나 연속으로 약속된 편성도 지키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는 사실은, 주연급 배우의 커리어에 있어서 치명적일 것이다.
#우에토 아야 #일본드라마 #아이돌 #미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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