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농민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되어 왔다. 이날 농민들은 정부 대책없는 농업시장개방 정책에 맞서 '한미FTA 원천무효'를 주장했다.손기영
"농업은 재배와 가공, 그리고 유통이란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차원의 관심은 재배 부분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제 품종에 대한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해졌고 농사에 대한 기술도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부분이 농산물에 대한 가공과 유통 분야입니다. 물론 그동안 농협에서 이 분야에 대해 나름대로 노력해온 점은 인정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전문적인 마인드가 우리나라 농업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농산물을 재배해 단순히 파는 것이 아니라, 가공과정을 거치면 더욱 부가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고 여기에 효과적인 마케팅을 결합시키면, 외국 농산물에 대항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한미FTA 문제를 떠나 앞으로 우리농업의 살 길은 단순이 재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마케팅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돈 몇 푼만 쥐어주고 정말이지…, 우리농업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은 해보고 FTA 협상장에 나왔는지 의심이 됩니다."
그는 "정부가 협상 전 구체적인 대안과 우리 농업의 살길을 농민들과 이야기 하고 대책마련에 성의를 보였다면 지금 이 자리에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 없이 추진된 한미FTA에는 절대 동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런 답답한 마음이 자신을 포함은 우리 전체 농민들의 심정"이라며 "국민들도 농민들의 어려움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로 벌어진 이날 집회장 주변에는 먹고 남은 소주병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로 행사 시작 전 농민들이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먹었던 소주병들이었다.
그동안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농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 받아왔으며, 일부 수구언론들은 '협상의 방해꾼' 혹은 '거리의 폭도'로 그들을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던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농업이 시장논리로 작동되는 그날, 우리가 먹는 밥상에는 단지 싸다는 이유로 농약에 오염된 쌀과 광우병 위험 쇠고기, 그리고 유전자변형 콩들이 올라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우리 농산물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식량주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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