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권 위한 해군기지, 우리가 나서서 막아야"

문정현 신부· 이덕우 변호사, 단식 중인 현애자 의원 지지 강연해

등록 2007.06.20 09:13수정 2007.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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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제주해군기지 철회를 요구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13일째에 이르는 6월 19일, 이덕우(민주노동당 당대회의장) 변호사와 문정현 신부가 현애자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했다.

이 변호사와 문 신부는 이날 저녁 8시부터 현애자 의원 단식농성장에서 열린 ‘현애자와 함께하는 촛불강연회’에 참석해 제주도 해군기지가 철회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연했다.

이덕우 변호사
이덕우 변호사장태욱

이 변호사는 “제주해군기지는 결국 세계 각처에 흩어져 있는 1000여개의 미군부대에 그 숫자 하나를 더 하는 것에 불과하며, 냉전이후 실제적인 미국의 적이 사라짐에 따라, 미국이 앞으로 자국과 대립하게 될 가상의 적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이후 동북아에서 미국과 중국 간에 군사 분쟁이 발생한다면 제주는 중국의 우선 공격대상이 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이 변호사의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정현 신부는 “천성산 터널공사를 반대하며 지율스님이 100일간 단식을 하고, 그 후유증으로 손발에 지금도 마비를 느끼고 있는데도 사회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며 “세상이 단식에 대해 강한 면역이 생겨버린 때에 현애자 의원이 단식을 진행하고 있어서 심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장태욱

문 신부는 “지금 군산에서는 유럽에서 날아온 미군 항공기들이 새롭게 배치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이미 한국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원래 가톨릭 신부이기 때문에 약간은 친미적 성향을 띠고 있었고, 미군부대에서 종군신부를 보좌하면서 미군들을 위해 미사도 드려주기도 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미군기지가 있는 군산에서 생활하다보니 미군 공군기 소음으로 청각장애를 앓아도 하소연할 곳이 없고, 미군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처벌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미군기지 반대운동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김혜자 의원(왼쪽, 제주도의회 비례대표)와 현애자 의원(오른쪽, 비례대표 국회의원)
김혜자 의원(왼쪽, 제주도의회 비례대표)와 현애자 의원(오른쪽, 비례대표 국회의원)장태욱

그는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을 운운하며 제주도에 대한민국의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하는 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며, 우리의 땅에 우리 돈으로 미군이 사용할 무기를 구입해서 쌓아 놓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는 “미국의 패권을 위해 우리 모두를 죽이는 일은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정부가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국민들이 나서서 나라를 지켜야할 것”이라고 했다.

어린이들도 어른을 따라 촛불 강연회에 참석했다.
어린이들도 어른을 따라 촛불 강연회에 참석했다.장태욱

한편, 이날 문정현 신부를 모시고 제주를 방문한 이 변호사는 해외에서 현애자 의원의 단식 소식을 전해 듣고 현 의원을 돕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귀국했다고 했다. 이 변호사의 권유로 제주를 방문한 문 신부는 최근 심장에 이상이 생겨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촛불강연회
촛불강연회장태욱

이날 도청 앞 단식농성장 천막에서 진행된 이날 촛불 강연회에는 단식중인 현애자 의원, 제주도의회 김혜자(민주노동당 비례대표) 도의원을 포함해 시민들 40여명이 참여했다.
#해군기지 #문정현 #현애자 #이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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