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
- '내가 만일'이란 노래가 나왔을 때 일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 않았나요?
"그런 얘기 많이 들었는데요. 이렇게 물어봐요. '내가 만일'이 나쁜 노래야? 나는 그런 노래 부르면 안 돼? 항상 '철의 노동자' 부르는 안치환이길 바래? 이렇게 그냥 속으로 물어보죠. 그 노래가 나쁜 노래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준 노래였기 때문에 저한테는 (그 같은 비판은) 설득력이 없었어요."
"나 당신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지 / 나 당신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누가 당신을 보고 아줌마라 하겠어 / 지금도 당신은 처녀 때랑 달라진 게 없어 / 사람들이 나 보고 정말 장가 잘 갔대"('아내에게'(어느 잡지에 실렸던 글에 덧붙여 안치환 글ㆍ곡) 중에서)
- 9집에 실린 '아내에게' 노랫말이 조금 '닭살스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게 어느 광고 문구였어요. 기자님은 그런 얘기해봤어요? 못하잖아요.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요, 사랑한다는 얘기. '당신 처녀 때랑 달라진 게 없네', 그럼 아내가 '당신 왜 그래?'(웃음)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죠. 진심이 담긴 얘기면 얼마나 좋은 얘기예요. 사람들이 웃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래서 그 노래 부를 때 진지하게 부르려고 해요. 우리 나이 때라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들을 수 있는 노래지, 닭살, 이렇게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 길을 가네 이 길 이미 있는 길 아니라네 / 가시밭 험한 산 넘어 물 건너 새 길을 내어 / 처음으로 뜨거운 눈물 흘리며 가는 길이라네 / 혼자서 가는 길 아니라네 둘이서 손잡고 가는 이 길"('혼자서 가는 길 아니라네'(고은 시ㆍ안치환 곡) 중에서)
- 9집에 실린 '혼자서 가는 길 아니라네' 이전에도 '동행' 등 통일을 노래한 곡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3월엔 금강산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고, 지난 7일엔 '통일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등 계속 통일 노래를 불러오고 있는데요….
"제 음반에 통일 관련 노래는 꼭 한 곡씩은 들어가는 편이에요. 남북관계를 보면 가끔 짜증나기도 하고 하지만 항상 해야 할 얘기 아닙니까. 지난번 남북철도 경의선 시험운행 때도 가서 옆에 있었거든요. 감동적인 시간이었지만, 나중에 한편으론 이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 이으면 이어지는 건데….
6ㆍ15 정상회담 때 그날 '동행'이란 노래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정상회담 때 고은 선생님께서 (북에) 같이 가셨잖아요. 전화해 글을 부탁드리고, 6개월 뒤에 받아 그걸 노래로 만들었어요. 그 노래 만들면서 남과 북의 정서를 미리미리 좁혀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들으시면 알겠지만, 약간 북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리듬의 흐름도 좀 그렇잖아요."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정지원 시ㆍ안치환 곡) 중에서)
- 사람이 정말 꽃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합니까. 여전히 희망을 사람에게 두고 있나요?
"박노해 시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정도의 느낌은 아닐지언정, 결국 모든 것이 다 사람의 의지에 의해서 진행되고 바뀔 텐데, 사람에 대한 믿음, 사람에 대한 사랑, 그런 걸 갖는 게 중요하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사실은 아름다운 사람도 있고 아름답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름답자고 부르는 노래죠. 노래는 희망이에요, 노래는 바람이고, 노래는 꿈이고, 현실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노래로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죠."
- 그렇다면 가수 안치환의 꿈은 무엇인가요?
"하하, 글쎄요. 며칠 전 TV에 김건모가 나와서 '내 꿈은 나는 거야'라고 얘기하던데. 김건모가 얘기했듯이 꿈하고 목표하곤 다른 거죠(김건모는 한 TV프로그램에서 이룰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목표와 꿈을 구분했다). 가수로서 목표는 일반적인 거고, 꿈은… 이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노래를 해왔던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나는 그런 부분이… 꿈이라고 얘기하는 게 차라리 편한 것 같아요.
인간해방! 모든 인간이 행복하고, 정말 세상에 사는 게 죽을 때까지 기쁠 수 있는 것, 유토피아라고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세상, 그게 올 수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너무나 힘들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런 게 꿈이 될 수 있고. 통일도 꿈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통일은 가능한 거 아닌가 싶기 때문에 꿈이라고 얘기할 수 없을 거 같기도 하고…."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