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맑은 날, 그들도 활짝 웃고 있습니다.김민수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여름, 그 뜨거운 들판 여기저기에 피어나는 흔하디 흔한 꽃이 있다. '계란프라이꽃'이라고도 하는 '개망초'가 그 주인공이다. 뜨거운 햇살에 자글자글 프라이가 된 듯한 꽃모양, 꽃잎이 자그마치 100개는 족히 넘는다.
이 꽃은 민중을 닮을 꽃이다. 흔하디 흔한 꽃, 그 의미는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도심의 보도블럭 사이 혹은 단단해서 뿌리를 내릴 수조차 없을 것 같은 곳에서도 여름이면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온갖 잡풀들 속에서 단연 큰 키로 자라 하늘을 향해 꽃을 연다. 너무 흔해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꽃이지만 자기 안에 들어 있는 온 생명을 피워내기 위해 뜨거운 햇살 아래서 축 처진 상황에서도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이른 봄, 봄나물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이면 여느 봄나물들보다 풍성한 싹으로 밥상을 풍성하게 해준다. 맛이야 다른 봄나물에 비해 밋밋하지만 풍성함이야 다른 어떤 봄나물보다 넉넉하다. 배고픈 시절에는 맛보다 풍성함이 더 맛난 것임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