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암 대종사비이상기
봉암사 출신의 또 다른 스님 서암 대종사는 20세기 불교계의 큰 스님이다. 서암 스님은 1917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이름은 홍근(鴻根)이었으며 예천 서악사에서 출가하였고, 문경 김룡사에서 금오 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받았다.
1938년 일본대학 종교학과에 유학했다가 1940년 귀국하여 다시 김룡사에서 정진하였으며 1942년부터 금강산 마하연과 사불산 대승사, 계룡산, 덕숭산, 가야산의 절에서 참선을 계속했다.
해방 후에도 참선과 포교 활동을 계속하였으며, 1972년에는 희양산 봉암사에 들어가 정진하였다. 1975년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되어 이판을 떠나 사판승으로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하였다. 1982년에는 봉암사 조실이 되었으며 희양선원을 종립 특별선원으로 만들었다.
1991년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이 되고, 1993년에는 조계종 종정이 되었다 그러나 1994년 총무원장 의현 스님의 전횡으로 인해 종단 분규가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종정에서 물러난다. 이 후 스님은 조계종을 탈종하여 홀로 정진하였으며, 2001년에야 봉암사 조실이 되어 다시 조계종에 복귀하였다.
서암 대종사는 수행에만 열중한 대표적인 선승이다. 그는 한국 불교계의 전통인 문중이나 법맥 등을 가지지 않은 현대 불교계의 큰 스님이었다. 서암 스님은 2003년 3월 입적하면서 열반송을 요구하는 소장 스님들에게 ‘그런 거 없다’, ‘할 말 없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서암 대종사는 마지막 남긴 말씀대로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간’ 정말 큰 스님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스님의 일생은 굴곡이 많은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