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는 날. 지난 6월 2일. 서울에서 누님도 내려오고 형님도 내려와서 함께 모를 심었다. 어머님은 전망이 제일 좋은 곳에 모시고 가서 모심는 광경을 보시게 했다.전희시
강원도 화천에 사는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너네 논 우렁이도 짝짓기에만 정신이 팔려 일은 안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이 후배 하는 말이 내 속만 뒤집어 놓는다. "다 논 주인 닮아서 그러는 것 아닙니까? 형님이 개과천선해서 일을 부지런해 좀 해 보세요. 잘 해결 돼요"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주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우렁이가 근 한 뼘 이상 논둑을 타고 올라와서 한참 동안 알을 낳고 있는데 그 순간 손톱보다 작은 불개미떼가 어디서 몰려왔는지 새까맣게 몰려드는 것이었다. 알의 진액을 빨아먹나 했더니 그러지 않고 어미 우렁이 몸속으로 몰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여린 속살을 다 드러내고서 알을 낳고 있는 어머 우렁이 속살에 불개미떼가 다닥다닥 붙어 진액을 빨아먹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알을 다 낳은 우렁이를 구출하여 논 가운데로 던져 넣었는데 가만 놔두었다면 분명 죽었을 것이다.
죽은 우렁이들이 황새 탓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