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고 입으로 먹는 팔뚝두부 만들기

아이들과 함께 한 두부만들기 체험

등록 2007.06.13 17:52수정 2007.06.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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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인가요?


K로 시작되는 모방송국에서 세상살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40이 넘은 늦깎이 나이에 농업고등학교에 부부가 나란히 입학하여 어린 학생들과 알콩달콩 학업에 매진하는 모습을 통해서 잔잔한 감동과 농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의 애환을 보여준 그 주인공 부부에게 어느날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설에 보낸 안부문자보내기에 대한 답이었지요. 몇 개월이 지난 후의 응답이었지만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전공을 살려 식당을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온가족이 방문하여 두부를 만드는 방법과 또 하나의 별미 청국장을 맛보기로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제 아내의 대학 과 선배이었기에 그다지 자주는 보지 못하였지만 간간이 전화로 인사도 드리고 몇몇 행사에 모습을 보이는 터라 갑작스러운 식당개업에 호기심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일정을 잡았지요.

농촌에서 태어나 줄곳 그곳에서 살던 사람이 뜬금없이 식당이라니 하다가 문득 형수가 용인농생명산업고등학교 식품가공학과 출신이라는 생각에 기대를 하며 연휴 많던 5월 하순에 그곳으로 달려갔지요.

우리 가족을 위해 구운 곱창
우리 가족을 위해 구운 곱창장봉수
간만의 만남이라 반가워 곱창 한판 구워 내어오고, 팔뚝두부집의 또 하나의 자랑인 송금주를 한잔 걸쳤지요.


하우스 안의 패추니아
하우스 안의 패추니아장봉수
본격적으로 두부 만들기에 앞서 팔뚝두부 주인장의 또 하나의 업, 꽃재배 하우스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꽃길에서
꽃길에서장봉수
다양하지는 않으나 저마다 빛깔을 뽐내는 꽃길을 이리 저리 걸어봅니다.


자! 이제 두부 만들기입니다.

먼저 EM 농법(effective microorganism, 친환경 유용미생물군 농법)으로 재배한 강원도 양구의 콩을 물에 불립니다. 요즘 건강과 참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이들이 몸에 해로운 약을 덜치거나 아예 약을 사용치 않은 우리 먹을거리를 찾아 다니며 즐기고 있는데, 주인장이 알기에 전국에 순수한 EM 농업만으로 빚는 두부집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일단 콩재배가 쉽게 생각하는 것만큼 수익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약 200평쯤 되는 밭에서 수확양은 1가마 정도라고 하니 일반적인 농법으로 키운 콩에 비해 그 원가가 만만치 안다는군요.

불린 콩을 갈아내고
불린 콩을 갈아내고장봉수
두 번째 과정입니다. 불린 콩을 곱게 갈아내어 걸러줍니다. 아주 정성스럽게 말입니다.

가마솥에 갈아낸 것을 끓입니다.
가마솥에 갈아낸 것을 끓입니다.장봉수
세 번째 과정은 마당 한쪽에 있는 가마솥에서 끓여 내는 것입니다.

천일염으로 만든 간수 넣기
천일염으로 만든 간수 넣기장봉수
네 번째는 간수를 만들어 붓는 것이지요. 소금 역시 시중에 값싸게 돌아다니는 저가의 중국산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남 신안의 천일염을 사용합니다. 중국산 싸구려 소금의 경우 뒷맛이 약간 쓴 것에 반해 신안의 천일염은 오히려 끝맛이 달다고 합니다. 물론, 가격은 몇배이지만 어여쁜 자식들을 먹이는 부모의 심정으로 좋은 원자재만을 사용한답니다.

다시 채로 거르기
다시 채로 거르기장봉수
다섯번째는 간수를 부어 준 것을 다시 채로 걸러내는 과정이지요. 이 과정에서의 찌꺼기가 비지가 됩니다.

판에 넣고 돌로 꾹 누르기
판에 넣고 돌로 꾹 누르기장봉수
마지막으로 돌로 꾸욱 눌러주기입니다.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는 것을 깜빡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는 것을 깜빡장봉수
완성된 두부를 아이들과 한입 가득 물고 맛을 봅니다.

음, 맛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본적은 없었기에 언제 한번은 눈으로 보면서 입으로 맛을 음미하였으면 했는데, 우리 예쁜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 되었지요.

어느새 친해진 두 아이
어느새 친해진 두 아이장봉수
맛난 두부를 먹고 난 뒤의 산책도 그만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그렇듯 금방 친해져 조그마한 시골길을 나란히 장난도 쳐가며 걸었지요.

음, 향기 좋은 아카시아.

덧붙이는 글 | http://blog.empas.com/twowonf와 www.mjminu.or.kr에 실을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http://blog.empas.com/twowonf와 www.mjminu.or.kr에 실을 예정입니다.
#김춘식 #송인숙 #팔뚝두부 #청국장 #장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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