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강석인
정상에 올라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여자들은 한 배낭 가득 다래 순을 채워 왔다. 다른 산객들이 맛있게 식사하는 동안 다래순을 만지작거리며 맹물만 들이킨다. 형제들은 해발 1000 고지 이상 고산 등반이 처음이라 미처 식사 준비를 못해 왔는데, 이제서야 어쩌랴!
15:00 산장에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해가 웅석봉 능선에 걸릴 때쯤 “다래 순은 살짝 데쳐 먹으면 쫄깃쫄깃 기가 막힌다. 내년에 다래순 따려가자 조르지 말라”는 누님의 농을 뒤로하고 형제들은 부산, 마산, 진주 각자 삶의 터전으로 향했다.
승용차 핸들을 생초방면으로 돌려 약초정식으로 소문이 자자한 세검정 가든을 찾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약초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이 집 주인이며 약초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왕산님이 옆에 앉아 약초 반찬을 일일이 설명해 주어 향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세검정에서 구한 팔선주를 반주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마눌이 삶은 다래순을 한잎 주며 맛을 보란다. 맛이 와 이래… 시금 텁텁한 게… 쫄깃쫄깃하다던 다래 순 맛이 이렇지는 않을텐데…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하자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며 다래나물을 검색을 하던 마눌.
앗! 개다래다.
그거 먹으면 안된대… 고양이가 개다래를 먹으면 용맹을 잃고 흐느적거린다고 해….
마눌은 개다래를 알린다고 여기저기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고 야단법석이다.
그 봐라… 그게 바로 자연을 훼손한 벌이다. 그만 따고 산이나 오르자고 하는데 말 안듣더니만….
에고… 베란다에 늘려 있는 저 많은 다래 순 다 어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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