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독이는 자녀교육법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다>를 읽고

등록 2007.06.12 09:48수정 2007.06.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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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7월이다. 좋은 책은 계속 읽는 습관이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에 대해 어떤 내용도 쓰지 못하고 그저 마음이 갈 때마다 손에 들고 읽었다. 덕분에 책 표지는 낡았지만, 마음 속 창고는 낡은 습관을 버리고 새로 배운 내용으로 채워 넣었다.

지난 6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동안 '2007년 건강도시엑스포'에 성동구보건소 부스 양치교실에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애초에 약속했던 시간은 하루 3시간이었지만, 양치교실을 찾을 불특정 다수를 위해 구강보건교육의 전문가인 치과위생사의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여는 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아이들이 제일 먼저 걱정되는지라 남편에게 미리 부탁을 했다.)


그래서 이번 4일 동안 남편은 아이들이 학원을 마치고 저녁 먹기 전에 집에 도착하여, 아이들 돌보기와 식사 준비를 해주었다. 저녁요리 할 때는 4학년 똘망이와 2학년 밤톨이도 같이 참여하고, 엄마가 도착하자마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아빠와 함께 하는 요리는 특히 딸 아이 밤톨이와 아빠를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똘망이가 원하는 나들이(청계천 저녁산책, 잔디운동장 저녁산책, 어린이대공원 동물원나들이)를 함께 하며 아들과도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밤톨이 작품 '행복한 부녀'
밤톨이 작품 '행복한 부녀'정민숙
그동안 밤톨이의 모든 그림에 아빠와 단 둘이 있는 그림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0일 일요일 저녁 드디어 아빠와 밤톨이가 함께 있는 작품이 등장했다. 컬러점토로 바구니처럼 둥그런 상태를 만들고, 은박지로 사람을 만들더니 '행복한 부녀'라며 보여주었다. 아빠와 함께 한 4일이 아이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해 주었나보다.

빨간 의자 같은 소파 위에 아빠와 밤톨이가 같이 앉아있다. 밤톨이는 치마를 입었는데 앉아있어서 다리가 치마 속에 있다고 했다. 작은 변화지만 아이는 자신의 마음상태를 말이 아닌 그림이나 만들기로 보여 줄 때가 있어, 그것을 잘 알아채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미 어른이 된지 한참인지라 아이들이 엄마에게 다른 뜻으로 표현할 때는 정말이지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이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쏟아 붓고, 주기적으로 자기점검까지 하며 부모 된 입장을 반성하면서 키우는데도 아이들은 생각한대로 자라주지 않는다. 만일 부모가 정성을 다 하지 않고 아이를 대한다면 그 때는 어떨까? 이럴 때도 저럴 때도 역시 자식 키우기에 정답은 없는지라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 사람들은 아이와 함께 아동상담센터로 가기도 하는데, 이 책은 바로 세 사람의 아동심리상담원들이 상황과 '그 때'를 알려주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마음을 다독이는지 자녀교육법을 설명한 책이다.


우리 집 아이들이 잘 자라주어 큰 마음고생은 없었지만, 위에 이야기한 그런 내용들이 있어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 거의 1년간 이 책을 계속해서 읽었다. 다른 부모들과 아이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파 섣불리 자녀양육법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없었던 조심함도 있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세 마당으로 되어 있고 지은이 세 사람의 각자 상담내용이다. 1마당은 주정일 편으로 '놀이치료'와 '아이를 생각하는 가정교육', 2마당은 유미숙 편으로 '이런 아이는 이렇게1'과 '이럴 때는 이렇게', 3마당은 신철희 편으로 '부모의 자세'와 '아이들은 자란다'와 '이런 아이는 이렇게2'로 되어 있다.


주정일 편의 '놀이치료' 중에서 <민수의 놀이치료>를 보면

민수에게는 정신박약아인 형이 있었다. 엄마는 민수를 임신하고도 걱정이 되었다. 병원에서 태아염색체 검사로 이상이 없다하여 출산했으나 민수는 윗입술이 갈라진 상태로 태어났다. 화가 난 아빠는 민수를 병원에 두고 엄마만 퇴원시켰다. 그러나 엄마는 마음이 불편해 견딜 수 없었다.

일주일 후 민수를 집으로 데려오니 배꼽과 고추 끝이 짓물러 있었다. 이후 민수는 입술교정과 장염으로 입원하여 힘든 시간을 보냈다. 민수는 자라면서 자기 입에 대한 심한 열등감을 안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말이 없었다. 자라면서 '엄마' 소리는 하기 시작했는데 '아빠' 소리도, 다른 소리도 일체 안 하고 여섯 살이 되었다. 알아듣기는 했으나 말만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중략)

셋째 주에는 아빠 인형을 팽개쳤다. 병원에 민수를 버리고 온 것을 복수하는 것 같았다. 그 후 민수는 놀이방에 올 때마다 아빠 인형부터 찾아서 옷을 벗겨 내동댕이치고 나서야 다른 놀이를 했다. 얼마 후에는 밀가루 반죽을 아빠 얼굴에 붙이더니 그것을 망치로 두드려서 앞뒤로 납작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놀면서 아빠에 대한 감정을 발산시키고 해소해 가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은 엄마와 아빠를 한 장에 나란히 그렸다. 비로소 한 쌍의 부모로 인정하는 것만 같았다. 며칠 후 새벽에 잠을 깬 민수는 느닷없이 '아빠'하고 소리를 질렀다. 마침내 아빠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빠: "저 녀석한테 아빠 소리 한 번만 들어보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그 후 민수는 날마다 말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민수: "아빠! 엄마! 형아!" -책에서

세상이 달라지고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혈연까지도 수가 적어진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양육법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부모세대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며 표현까지도 달라진 아이들을 위해 이 세 사람의 아동심리상담원이 전해주고 있는, 통역된 것 같은 아이들 언어를 배워보자. 아이들을 이해하며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술을 배워 사랑하는 아이들이 좀 더 밝고 건강하게 자라 상처를 덜 받으며 자랄 수 있었으면 한다.

신철희 선생님의 상담원 편지 중에서

* 어렸을 때 가정에서의 경험은 성격형성의 기초를 이루지요.
* 양육은 지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감정으로 하는 것입니다.
* 좋은 부부관계는 자녀교육에 있어 핵심입니다.
* 부모 자녀 관계가 원만하고 지지받는 아이는 자신감이 있으며, 부모가 생활 속에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는 이를 본받아 잘 성장합니다.
* 아이들도 어른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러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 떼쓰는 행동은 통제하는 힘을 기르지 못해서 그런 것이에요. 나이가 몇 살이건 간에 안 되는 것과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주의집중 문제를 가진 아이는 기질적인 문제인지 양육태도의 문제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야 합니다. / 신철희

덧붙이는 글 |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다/ 주정일, 유미숙, 신철희 글/ 샘터사/ 9,500원 

주정일: 서울대, 숙명여대교수, 아동연구소 소장 등을 지냄. 현재 원광아동센터 고문. 우리나라 아동학의 선구자로 ‘어린이집’이란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 사용. 정서장애아를 위한 상담소를 열어 한국식 놀이치료와 아동심리상담의 기초를 닦음.
유미숙: 현재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원광아동복지센터 상담소장.EBS-TV<생방송 60분 부모>의 전문상담교수.
신철희: 현재 숙명여대 교수.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소장.  EBS-TV<생방송 60분 부모>의 전문상담교수로 출연.

덧붙이는 글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다/ 주정일, 유미숙, 신철희 글/ 샘터사/ 9,500원 

주정일: 서울대, 숙명여대교수, 아동연구소 소장 등을 지냄. 현재 원광아동센터 고문. 우리나라 아동학의 선구자로 ‘어린이집’이란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 사용. 정서장애아를 위한 상담소를 열어 한국식 놀이치료와 아동심리상담의 기초를 닦음.
유미숙: 현재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원광아동복지센터 상담소장.EBS-TV<생방송 60분 부모>의 전문상담교수.
신철희: 현재 숙명여대 교수.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소장.  EBS-TV<생방송 60분 부모>의 전문상담교수로 출연.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다

주정일.유미숙.신철희 지음, 김중석 그림,
샘터사, 2006


#신철희 #아동상담센터 #주정일 #유미숙 #생방송 60분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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