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문. 팔달문이란 명칭은 사통팔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이한 형태의 옹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방어적 의미보다 헌륭원에 가는 길을 고려하여 만든 형태로 보인다.(보물 제 402호)송영대
팔달문(八達門)은 보물 제402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팔달문이라는 이름은 모든 곳으로 통한다는 사통팔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원화성에서 팔달문과 장안문은 재미있게도 옹성의 문이 앞으로 나와 있다. 일반적인 옹성 구조를 보면 옆으로, 그것도 주로 오른쪽에 트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곳은 왜 정중앙에 트여 있고, 또 그 아래에 문까지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에 이는 방어적 목적보다도 정조와 다른 국왕들의 편의와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장안문은 서울에서 이곳으로 행차할 때 들어서기 쉽게 하기 위해서 앞이 트인 것으로 보이고, 팔달문은 헌륭원에 가는 것을 고려해서 앞을 튼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화서문과 창룡문은 오른쪽이 트여 있고, 별개의 옹성벽에 문이 없다는 것이 차이점인데, 이들은 방어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나 싶다.
팔달문 근처의 성벽들은 상당수가 사라져서 현재 들어서 복원해 놓은 것이 눈에 확연히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간동안 이곳이 얼마나 훼손되었던가. 그래도 수원화성은 <화성성역의궤>라는 훌륭한 보고서가 있어서 그 당시의 모습을 추론하여 이렇게 복원시킨 것이 천만다행이라 하겠다.
남서쪽에는 화성에서도 자그마한 산이 있다. 화성의 서쪽 성벽은 이 팔달산 위에다가 조성하였는데, 일반인과 관광객의 출입을 위해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서서히 올라갈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빨간 깃발이 줄줄이 꽂혀 있었는데, 이는 오방색 중 남쪽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말한다. 화성은 이에 착안하여 남쪽은 붉은색, 서쪽은 하얀색, 북쪽은 검은색, 동쪽은 파란색 깃발을 꽂아 놓았다.
계속 올라가면 남치(南雉), 남포루(南砲樓)가 있으며 좀 더 올라가면 서남암문(西南暗門)이 있다. 암문(暗門)이란 성곽의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적이 알지 못하도록 출입구를 내어 사람이나 가축, 그리고 군수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설치한 문을 말한다. 그러나 서남암문은 다른 암문과는 달리 용도의 출입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암문 위엔 포사가 설치되어 있다. 포사는 성 밖의 위험을 성 안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설물로 깃발을 휘두르거나 대포를 쏴 위급신호를 전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