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계승 20주년 계승 범국민대행진' 행사가 열린 서울시청 광장. 노래패 '아름다운 청년'이 무대에 올랐다.오마이뉴스 홍성식
"87년 6월항쟁은 수십 년 동안 고착돼온 부정과 비리, 독재와 기득권의 아성을 허물어내는 기폭제가 되었고, 각계각층의 국민 대중이 저마다의 처지에서 인간다운 삶을 향한 진한 모색과 실천의 발원지, 마르지 않는 젖줄이 되었다."
6월 10일 정오. 20년 전 "호헌 철폐, 독재 타도"의 구호가 수십만 군중의 입에서 외쳐지던 서울시청 광장. '6월항쟁 20주년 계승 민간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린 '6월항쟁 20주년 계승 범국민대행진(아래 범국민대행진)'에 참석한 사람들은 1987년 6월의 의미를 위와 같이 정의했다.
'6월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고, 그날의 정신을 실천적으로 계승한다'는 취지에서 준비된 범국민대행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통일광장, 민가협, 실천연대, 범민련,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운동 단체 회원과 일반인 400여명이 참석했다.
초여름 뜨거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행사는 '아름다운 청년'의 노래공연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항쟁 20주년을 맞는 오늘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는 6월항쟁의 정신이 아직도 온전히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어 연단에 오른 오충일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위원장 역시 "87년 이후 오늘까지 20년 동안 민주주의와 민중생존권을 위해 많은 사람이 투쟁했지만, 아직도 새 시대를 열지는 못했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간 민주사회의 건설을 위해 "진보세력이 정확한 방향을 설정해 결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범국민대행진 행사장에선 가족 단위의 참석자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부모들은 팸플릿이나 모자로 아이들에게 쏟아지는 햇볕을 가려주었고, 6월항쟁 계승을 염원하는 구호를 외칠 때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소형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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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무르익을 즈음이었다. 1987년 6월항쟁이 특정 단체나 세력이 아닌 민주화와 독재타도를 희구한 전국민적 저항운동이었음을 감안해 여성단체와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20년 전 언필칭 '넥타이 부대'로 불렸던 사무직 노동자, 반전·반자본주의 단체 '다함께' 활동가 등이 무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