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벽최종명
원먀오 바로 옆 지여우롱삐(九龙壁)에는 아홉마리 용이 꿈틀거리며 하늘을 날아오를 듯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 벽 안에는 따씨탕(大戏堂)이 있는데 '오늘 공연이 있는지' 물어 봤지만 아쉽게 없다. 대신 고성 밖 시내 도심의 한 극장에서 300위엔이나 하는 공연이 있다고 한다.
거리는 계속 재개발되고 있다. 큰 거리를 빼고 아직 개발이 덜 된 곳은 파헤쳐지고 다시 길을 내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저 그대로 둬도 좋으련만.
재개발하지만 옛 정취는 그대로
이미 개발된 곳은 대체로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옛 집 그대로이지만 가게의 목적이 있으니 좀 부자연스러운 면도 있다. 그럼에도 핑야오는 옛스러움을 많이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옛 정취에 골동품과 공예품을 담아놓으니 이국적인 정서를 지닌 모습으로 잘 살아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도 바쁠 게 없다. 물건 사라는 강요도 거의 없다.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사진을 찍으면 비켜도 주고, 어른 아이 모두 핑야오구청 속에 조용하게 들어와 있는 것이다. 관광 그 자체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니 자연스러움이 잘 배어 있기도 하다.
거리를 지나다가 티켓에 구멍을 뚫는 모습만 보이면 그곳이 바로 새로운 볼거리다. 핑야오에서 가장 큰 박물관은 퍄오하오(票号)라 불리는 은행이다. 청나라 시대 100여 년에 걸쳐 핑야오는 전국을 돈으로 주무른 곳이기도 하다. 최초의 은행으로 알려진 리셩창(日升昌)을 비롯해 곳곳이 퍄오하오 관련 전시관이다.
씨에통칭(协同庆)이란 간판이 있는 곳도 퍄오하오인 것이다. 이전의 씨에통칭이란 이름의 은행이자 주거공간이던 곳을 개방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은행이 발달했다는 것은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이다. 당시 핑야오는 수공업이 번창했고 이를 전국에 팔기 위한 운송업도 발달했다. 공업과 운송업, 은행업이 성행했던 것이다. 그래서 은행도 지키고 운송도 안전하게 책임지게 될 새로운 사업도 생겨났으니 바로 뺘오쥐(镖局)이다. 무협지에도 간혹 등장하는 '표국'을 말한다.
핑야오의 무술 수준을 볼 수 있는 빠오쥐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