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07 군·경 의문사 희생자 합동추모제에서 군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헌화하다 오열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눈물바다.
'군·경 의문사 진상규명과 폭력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이하 군가협) 등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연 희생자 합동 추모제는 글자 그대로 '눈물바다'였다.
추모제가 시작된 오후 3시부터 350개의 객석에서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대 벽면에 적힌 아들의 이름을 보자 유가족들은 울분을 토하거나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했다. 염주, 십자가 등 두 손에 들린 물건을 각자 달랐지만, 오매불망 그리는 대상은 아들이었다.
주최측은 무대 벽면에 그동안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접수된 600명의 희생자들의 이름을 대형 현수막에 빼곡히 채워 임시 '위패'를 만들었다. 3음절의 이름들 속에서 '김훈'이라는 2음절이 눈에 띄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5명의 '무명'도 있었다.
첫 번째 순서였던 초대가수 김현성씨의 '이등병의 편지'가 끝났지만 아무도 박수를 치지 못했다. 앞에 선 가수도 조용히 무대를 내려갔다.
"아들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국가의 도리를 다 해달라"
이해동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목사)는 추도사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이 위원장은 "자식은 떠났지만, 못내 떠나보낼 수 없는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자식을 앞세운 심정을 어찌 감히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