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와 평화, 우호를 기원하는 한국 순례길

1톤 비석 싣고 부산 떠난 국제반전평화순례단 서울 도착

등록 2007.06.05 18:43수정 2007.06.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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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중앙성당에서 출발에 앞서 가진 '묵도'
안양 중앙성당에서 출발에 앞서 가진 '묵도'최병렬
2007 스톤워크 코리아(stone walk korea) 평화순례단이 끄는 1톤짜리 비석이 5일 오전 10시30분 안양시 안양4동 중앙성당에서 출발식을 갖고 39일차 일정에 나섰다. 이날 순례단은 오후 2시 안양시와 서울시 경계를 넘어 서울에 진입해 오후 4시 독산동에서 마감식을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중앙성당 마당에는 '전쟁으로 숨져간 이름 없는 모든 시민들(UNKNOWN CIVILIANS KILLED IN WAR)', 우리말과 일어로 '사죄와 우호, 평화를 위하여'라고 쓰여진 1톤 비석을 손수례에 싣고 출발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오전 9시45분 진행된 출발식에는 안양중앙성당 서북원 신부, 안민교회 정상시 목사를 비롯한 종교계 인사들과 안양 중앙성당 신도, 안양지역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지난 4월 29일 부산을 출발해 한국의 600여Km 순례길에 나선 이들을 격려했다.

출발식에 앞서 수레를 조립하는 순례단의 일본인들
출발식에 앞서 수레를 조립하는 순례단의 일본인들최병렬

안양 중앙성당에서 가진 출발식
안양 중앙성당에서 가진 출발식최병렬

이날 출발식은 최정의팔 목사(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의 스톤워크 코리아 소개와 미국 평화단체 'peace abby(평화를 위한 수도의 집), peaceful tomorrows (미국 9.11희생자 유족모임) 관계자의 인사말에 이어 중앙성당 서북원 신부가 이들을 격려했다.

이어 순례단은 스톤워크 노래를 합창하고 순례단을 대표하여 히로세 미시토 대표(일본 실행위원회 공동대표, 나가사키 원폭피해자)의 스톤워크 코리아 행동 선언문 낭독후 행사에 참석한 150여명이 비석과 서로 어깨를 잡고 묵도식을 갖고 다음 목적지를 향했다.

중앙성당을 출발해 안양시내로 진입한 1톤 중량의 비석은 일본인 14명, 미국인 2명으로 구성된 순례단과 안양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손수레를 끌면서 안양시 벽산로-중앙로를 거쳐 안양과 서울 경계인 석수동을 지나 오후 2시께 서울시로 진입했다.

안양 중앙성당 출발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순례단
안양 중앙성당 출발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순례단최병렬

안양에 거주하는 미술가 이강식씨의 작품 '하늘새'를 순례단에 전달
안양에 거주하는 미술가 이강식씨의 작품 '하늘새'를 순례단에 전달최병렬

지난 4일부터 스톤워크 순례단의 의왕-안양-서울구간 선두에서 안내를 맡은 안양민몌총의 김영부 사무국장은 전화통화에서 "오후 2시 안양시 경계를 넘어 오후4시 서울 독산동에 도착했다"며 "오는 여정에 많은 시민들이 격려를 보내 모두들 기뻐했다"고 전했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최정의팔 목사는 6일 일정에 대해 "오전 9시 용산 전쟁박물관에서 출발식을 갖고 광화문을 거쳐 오후 일본대사관앞에 도착, 수요집회에 참석하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한국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원들과 마감식을 갖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4일 오후 6시경, 의왕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국가 보안법으로 구속돼 46일째 단식투쟁중인 사진작가 이시우씨를 면회하려 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대신 석방을 탄원하고 그의 안녕을 기원하는 '묵도'를 가졌다. 이어 오후 8시30분께 의왕시 관내 '청계산장'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안양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저녁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안양민예총이 긴급 발행해 지역에 배포한 '스톤워크' 소식지
안양민예총이 긴급 발행해 지역에 배포한 '스톤워크' 소식지최병렬

안양시가지를 통과하는 국제반전평화순례단
안양시가지를 통과하는 국제반전평화순례단최병렬

한편 스톤워크는 "무거운 돌을 한사람 힘으로 간단히 움직일 수 없듯이 평화운동도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와 여러 시민들이 종교, 국적을 초월하여 한마음 한 뜻으로 국제적인 연대 운동으로 발전시키자(Dot Walsh)"는 협력을 요청하는 취지로 1999년 시작되었다.

특히 이번 '스톤워크 코리아 2007'은 일본 나가사키, 사가, 후쿠오카, 히로시마현 사람들에 의해 기획돼 태평양전쟁으로 숨져간 아시아인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뜻으며 스톤워크 첫 출발지를 한국으로 결정하고 '피스아비'를 비롯 미국 단체들도 참가하고 있다.

4월 29일 부산 민주공원을 출발한 평화순례단은 오는 15일에는 판문점에 도착해서 남북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기원하며 비석을 세울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순례단에 참가한 일본과 미국, 국내 순례단원들은 6월 25일에 금강산에 도착함으로 행사를 종료한다.

사죄와 평화, 우호를 기원하는 1톤 중량의 비석
사죄와 평화, 우호를 기원하는 1톤 중량의 비석최병렬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고 평화를 위해, 일제 강점기에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의한 희생자와 그 가족의 고통에 대해 사죄하고 역사의 사실을 마음에 새기며 화해를 위해 나선 순례자 행렬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스톤워크 #평화순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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