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촬영으로 어수선한 통명전 앞. 재현행사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기념촬영이 진행되었다.(사)한국의재발견
결혼식이 끝나고 가족과 친지, 지인들의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약 1시간 가량 행사 관계자(무용수 등)와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일반 결혼식장처럼 부모님, 가족 순으로 촬영이 계속되었다. 통명전 앞은 기념촬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일반 관람객의 문화 향유권은 무시되고 사적지로서 면모를 완전히 잃게 되었다. 문화재청에서 재현행사 목적이 뚜렷했다면 기념촬영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했다. 결혼식 기념촬영은 상례적인 것인데 재현행사로 막는 것도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일 것이다. 의도와 결과를 책임지지 못한 단적인 예이다.
결국 문화재청의 의도와 목적은 의욕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행사진행과 내용, 관리 등 다방면에서 궁중혼례 재현행사가 아니라 궁궐을 결혼식장으로 변질시키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또 다시 빗나간 문화재청 활용정책의 실패 사례이다.
문화재청은 음악회, 패션쇼, 만찬회, 결혼식 그리고 최근 '효종왕릉' 사례처럼 계속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문화유산 활용이라는 이름으로 의욕만을 앞세워 진정한 문화재현과 활용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못하고 이벤트 행사만을 양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무분별하게 문화유산의 본질과 가치가 왜곡되고 파괴되고 있다.
'문화의 시대'를 외치는 이 때에 '문화의 위기'를 느끼게 한다. 앞으로 흔들린 문화재청의 위상과 방향성이 올바른 자리로 돌아와 진정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위해서 애써주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활용을 위한 시민모임(준)'의 의견을 종합한 내용입니다.
- 참가단체 : (사)한국의재발견, 서울KYC, 궁궐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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