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현마을 주민들, 광명납골당 반대투쟁 전체회의 열어

등록 2007.06.05 09:03수정 2007.06.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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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전체회의에 참석한 안양 LG빌리지 아파트 주민들
주민전체회의에 참석한 안양 LG빌리지 아파트 주민들최병렬
광명시 납골당 건립과 관련 5개월째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는 경기도 안양시 석수2동 연현마을 LG빌리지 주민들은 지난 3일 제1회 납골당 건립저지를 위한 주민전체회의를 열고 경과보고와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하며 주민 참여를 통해 승리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해가 저물어 아파트단지가 어두워지자 주민들은 아파트 베란다와 창가 조명을 환하게 밝히는 대신 오히려 켜져 있던 조명들을 하나 둘 끄고 가족들과 행사장으로 모여들면서 저녁 8시께 주민총회가 열리는 단지내 테니스 코트에는 800여명의 주민들이 들어찼다.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 강영한 회장은 개회사에서 "광명시 종합장사시설 예정부지가 연현마을앞 성채산이라는 사실을 2007년 1월에 알고부터 지난 5개월 동안 주민들은 아이들의 학습권과 생존권을 지키고자 광명시를 상대로 힘찬 투쟁을 보였다"고 감사를 전했다.

스크린에 비치는 주민전체회의 개회사
스크린에 비치는 주민전체회의 개회사최병렬
이어 강 회장은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과 부녀회장, 투쟁위 부위원장이 안양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주민들의 합법적인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지도부 탄압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안양시장과 안양경찰서는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강 회장은 "피해도 있었지만 소득도 있었다"면서 "시청 항의방문 과정에서 경기도에 납골당 백지화와 광명역세권 개발과 관련 시 경계 분쟁을 해결할 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반영하겠다는 시장님(안양)의 답변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 회장은 "주민자치시대에 참여민주주의를 행동으로 보여준 연현마을 주민들이 자랑스럽다"며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가 승리로 가는 길임을 상기하여 평화와 민주와 합법을 원칙으로 우리 요구사항을 알리고 해결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 강영한 회장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 강영한 회장최병렬
이어 진행된 경과보고는 지난 5개월 연현마을 주민들이 펼쳐온 투쟁에 대한 동영상과 더불어 연현마을 투쟁위가 광명시 종합장사시설 용역보고서, 광명시의회 속기록, 장사시설 및 납골당 관련 법규와 학습권 관련 자료 등을 통해 여러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연현마을 투쟁위는 광명시 장사시설의 문제점으로 '학습권 침해' 부분을 거론하며 "연현중학교와 납골당 초입은 400m거리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학교와 400m거리에 납골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면 (납골당 계획을) 수긍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연현마을 투쟁위는 "광명시의 행정은 군사독재 시대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다"고 비난하면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비민주적인 일처리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5월 22일 안양시청에서의 1인 릴레이 민원제기와 안양시장 면담을 통해 제기한 민원 요구 사항을 언급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안양시청과 연현마을 주민들이 함께하는 민-관 태스크포스(task force) 팀을 구성 할 것을 제안했으나 아직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대형스크린에 나오는 경과보고를 지켜보는 주민들
대형스크린에 나오는 경과보고를 지켜보는 주민들최병렬
연현마을 투쟁위는 안양시가 '광명시에 부지선정을 강력히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해 줄 것', '안양시와 광명시간에 불거진 사안을 모아 경기도에 분쟁조정신청에 나서줄 것', '공사강행으로 주민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양시장이 광명시에 대화·민주적 방법을 촉구하고 주민과 함께 해줄 것'등 3가지 민원사항을 당초 요구했다.

이어 지난 5월 25일 안양시장과의 면담을 통해서는 3가지 민원 외에 추가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관-민이 하나 되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며 "이제부터 안양시가 사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고 제안했었다.

이와 관련 안양시는 5월 28일 광명시에 납골당 위치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경기도에 분쟁조정을 신청키로 하고 관련 제반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민.관 대책기구 구성과 관련해서는 타 시의 사례를 고려해 민간기구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소식이다.

LG빌리지아파트 주민들의 주민전체회의
LG빌리지아파트 주민들의 주민전체회의최병렬
이날 주민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비쳐지는 광명시청과 광명시가지, 안양시청과 안양천, 아파트단지 등에서 진행한 지난 5개월 동안 펼쳐온 집회 사진들을 지켜보면서 숙연한 분위기에 젖어들기도 한 반면 경과보고와 문제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주민전체회의에는 이종걸 국회의원(무소속), 정용대 위원장(한나라당), 정성희 위원장과 이민선 부위원장(민주노동당), 박현배 시의원, 이상인 전 시의원(열린우리당) 등 정당 관계자들과 시의원도 참석해 주민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동참할 것을 다짐했다.

이종걸 국회의원(안양 만안. 무소속)은 "화장장이 포함된 종합장사시설 설치는 까다롭지만 납골당만 설치하기 위한 설립 절차는 훨씬 쉬워져서 문제다. 아직 청문절차가 남아있으며 가처분 신청은 신중을 기하고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문위원직을 수락한 정치인 및 정당 관계자들
자문위원직을 수락한 정치인 및 정당 관계자들최병렬
박현배 시의원(열린우리당)은 "광명 납골당 문제는 지역(석수2동) 관점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안양시 전체의 문제이다. 안양시가 경기도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기 전에 시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선 부위원장(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이민선 기자로 소개되어 왔다. 글로 싸우는 게 더 낫다고 보기에 글로 싸워왔다. 민주노동당의 풍부한 투쟁 경험을 나누고 승리의 경험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투쟁 의지를 불태우며 격려의 외침을 쏟아냈다.

특히 이들은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현마을 투쟁위원회 '자문위원'직을 수락했다. 이와 관련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 강영한 회장은 "한나라당 소속의 이양우, 곽해동 시의원과 이천우 도의원도 '자문위원'직을 수락했으나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의 응답으로 이어진 주민과의 대화시간
질의 응답으로 이어진 주민과의 대화시간최병렬
한편 연현마을 투쟁위는 향후 투쟁계획으로 조직 재정비와 사이버 시위에 나설 것이며 그동안 집회를 열어왔던 아파트단지와 광명시청의 범위를 확대하여 안양역을 비롯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정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 청와대 등에 지속적인 탄원서를 제출하고 법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새롭게 선임한 고문 변호사들과 논의를 통해 수순을 밟아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연현마을 투쟁위원회 외에도 석수2동 연현초등학교에는 지난 4월21일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돼 광명시 납골당 설치에 반대하는 학부모·교사 등 1500여명의 서명용지를 지난 5월 25일 안양교육청을 방문해 교육장에게 전달하고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연현마을 #납골당 #장사시설 #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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