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원산대놀이 공연에서 반주를 하는 3현육각 / 이호용(장고), 박현호(피리), 최명호(대금), 임영은(해금) - 오른쪽부터김영조
조선시대 퇴계원은 교통의 중심지로 상업이 발달했던 곳이다. 옛날 한양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라는 입지 조건에 따라 도시로 공급되는 숯, 장작, 건축재, 고기, 곡식, 채소, 담배 따위의 소비재가 이곳에 모였다. 당시 100여 호의 객주와 역원이 왕숙천을 끼고 곳곳에 자리를 잡고 상업이 발달하여 항상 많은 사람들이 붐벼 산대놀이 연희가 성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산대놀이를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기에 이를 꺼려 탈과 의상, 악기 등을 빼앗아 불태우는 등 문화말살정책을 펴 그 맥이 끊기게 되었다. 이것이 근래에 와서 그 뿌리를 찾는 작업이 일어나 1990년부터 퇴계원산대놀이 복원이 추진되었다. 1997년 5월 제1회 퇴계원산대놀이 탈 및 의상복원 재연 공연을 한 뒤 현재 12과장 복원을 완료하여 활발한 전수작업과 공연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퇴계원산대놀이는 조선조 보통의 서민문학과 마찬가지로 파계승, 몰락한 양반, 만신, 사당, 하인들의 등장을 통하여 현실 폭로와 풍자, 호색, 웃음과 탄식을 보여준다. 그 주제는 크게 나누어 파계승 놀이, 양반 놀이와 서민 생활상을 보여 주는 놀이가 있다.
다른 가면극 형태와 마찬가지로 음악 반주에 춤이 보태지고 노래가 따르는 가무적 부분과 연극적 부분으로 구성, 공연된다. 대사는 평범한 일상 이야기이며, 간단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몸짓과 춤으로도 많이 표현한다. 옴중춤과 취발이의 대사는 이 놀이의 대사 중 재미있는 것으로 관중의 흥미를 자아낸다.
노래는 경기민요에 바탕을 둔 선소리 계통이며, 민요, 덕담, 시조, 가사 등이 나온다. 퇴계원산대놀이의 반주악기로는 삼현육각, 곧 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고, 북으로 구성된다.
춤사위의 분류는 거드름춤과 깨끼춤으로 크게 나뉘고, 기본춤은 15가지로 되어 있으며, 과장에 들어가면 40여 종류로 세분되어 한국 민속무의 기본을 보여주고 있다. 연희시간은 12과장을 모두 하면 보통 5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