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에 기증한 100점 중 일부이우환, 문신, 전혁림, 송혜수, 유강열, 이상욱
그가 그림 기증을 시작한 것은 IMF의 한파로 화랑경영이 어렵던 1999년부터였고, 첫 기증지는 부산시립미술관으로 53점이었습니다.
그 때 사람들은 여러 면으로 그를 평가했습니다. 지인들은 '저 좋은 작품들을 다 기증하면 화랑 운영을 어떻게 하려느냐'며 그의 앞날을 걱정했고, 어떤 이들은 '화상이 자기 밑천을 기증한다면 그건 화랑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라고 단정했으며, 또 어떤 이는 '바보같은 짓'이라며 기증을 폄하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진 자들의 사회환원'이라는 미덕이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사회에선, 그의 기증이 '바보의 행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화랑은 지금껏 건재하며, 그는 기증을 계속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는 첫 기증 이후 경남도립미술관에도 100점, 부산시립박물관에는 고서화와 유물 30점 그리고 밀양박물관에 고서화 100점을 기증했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에는 67점을 추가로 기증함으로써 120점을 채웠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그 작품들을 시민과 학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7월 17일까지 '신옥진 기증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부산시립미술관에 30점을 더 기증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자신의 화랑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 중에서 희귀성이 있는 작품은 '비매품'이라며 팔지 않습니다. 작품값이 수천만원 호가하고 애호가들이 돈을 들고와도 "이 작품은 훗날 미술관으로 보낼 작품이니, 감상만 하시라"고 말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모은 작품이기에, 그의 기증 작품에는 국내외 작가들의 수준작이 많습니다. 세계적 화가가 된 이우환 화백의 '조응', 권진규 화백의 흔치 않은 목탄화, 장욱진·김창열 화백의 초기 작품, 김종식·안창홍 등과 같은 부산 출신 화가들의 작품 등 작품성과 희귀성 그리고 향토성을 갖춘 수작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