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이 병원으로 간 까닭은?

[마임을 배달해 드립니다 ①] '찾아가는 마임' 병원편

등록 2007.06.01 15:32수정 2007.06.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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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 : 고혁찬 김수화 김보라 박선영 기자

마르코 카롤레이의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관객들
마르코 카롤레이의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관객들고혁찬
"마임은 어느 장소에서든 공연이 가능하다. 그것이 마임의 장점이다."


춘천마임축제에 참석한 마르코 카롤레이(이탈리아·이하 마르코)의 말이다. 2007춘천마임축제의 '찾아가는 마임'이 택한 첫 번째 공연장은 병원이다.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 웃음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말보다 진한 몸의 언어로 웃음과 희망을 주고자 마임이 5월 30일 오후 1시 병원으로 갔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축제기간에는 모든 사람들이 축제를 통해 즐거워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진정한 축제이다"라고 말했다.

춘천마임축제 공식지정병원인 한림성심병원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이러한 유진규 예술감독의 말처럼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기 쉬운 환자들에게 찾아가 그들에게도 축제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어 올해로 두 번째이다.

공연시간에 다다르자 병원로비에 스피커가 세워지고 마임축제를 알리는 깨비들의 오프닝공연으로 건조한 움직임만이 가득했던 병원로비는 어느덧 훌륭한 마임축제의 공연장으로 탈바꿈하였다.

병원 로비의 새로운 마임 공연장은 환자와 가족들, 의사와 직원, 그리고 많은 일반인들로 가득했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이번 공연은 츄산의 <츄산쇼>와 마르코의 <카포코미코>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츄산 쇼' 중 관객과 함께 마술을 선보이고 있는 츄산
'츄산 쇼' 중 관객과 함께 마술을 선보이고 있는 츄산고혁찬
공연의 시작을 알리며 등장한 첫 번째 공연자, 일본의 '찰리 채플린' 츄산은 벽과 에스컬레이터를 소재로 한 공연으로 팬터마임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츄산에 뒤이어 요란한 사이렌소리와 함께 등장한 마르코는 특유의 표정연기와 다양한 상황연출이 돋보이는 공연을 선보였다.

객석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하고, 관객을 불러내 기습 키스를 하는 등 관객과 공연자의 구분 없이 펼쳐지는 그의 연기로 오랜 병원생활로 지친 환자들의 얼굴에는 그 아픔마저 잠시 잊은 듯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공연이 펼쳐지는 병원 로비엔 더 이상 환자도 의사의 구분도 없이 그저 웃음으로 함께 어우러진 관객들뿐이었다.


공연 전 다소 긴장한 듯 보였던 츄산은 "굉장히 좋은 관객들이다. 평소보다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며 공연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어 츄산은 "공연을 볼 때의 환자들은 모두 굉장히 건강해 보였고, 공연을 볼 때의 그런 건강한 모습으로 빨리 나으시길 바란다"면서 "마임공연을 볼 때와 같이 즐거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환자들을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르코의 공연에 직접 참여한 김태형(석사초등3·남)군은 "학교에서 구경하던 마임에 직접 참여해보니 보기만 했던 것과 달리 마임이 훨씬 쉽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마임에 참여하는 것이 마임을 즐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라며 마르코씨는 공연참여를 권했다.

마르코 카롤레이의 '카포코미코' 공연 중 마르코 카롤레이의 리모콘조종을 받고 있는 김태형군의 모습
마르코 카롤레이의 '카포코미코'공연 중 마르코 카롤레이의 리모콘조종을 받고 있는 김태형군의 모습고혁찬
아픈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이윤경(33·여)씨는 "아이가 아파서 침체되어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기분전환이 됐다"며 "(아이가 나은 후) 다음에도 마임 공연의 관람 기회가 있다면 찾아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공연을 마치고 한림성심병원의 오장환(28·여·사회복지사)씨는 "마음과 몸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환자뿐 아니라 병원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됐다"며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번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2007춘천마임축제의 '찾아가는 마임' 프로그램은 기획 당시 기본 취지인 '모두가 즐기는 축제'라는 1차적인 목표와 함께 마임을 대중에게 알려지는 효과도 얻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2008년에 '찾아가는 마임' 공연이 이 병원에서 다시 열릴 때에는, 이번 공연의 관객이었던 그들이 환자가 아닌 건강한 모습으로 2008춘천마임축제에 '찾아가는 관객'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신문 뉴스토피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신문 뉴스토피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춘천마임축제 #찾아가는 마임 #병원 #마르코카를레이 #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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