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기자회견장에는 세계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증명하듯 수백명의 취재진들이 몰렸다.서울디지털포럼 2007
아래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의 질의응답 가운데 주요 내용을 간추려 덧붙인다.
- 검색, 개인화 등 구글의 사업을 개인정보 보호와는 어떻게 조화시켜나갈 것인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개인화도 최종사용자가 선택해야 참여할 수 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개인 정보를 취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저장된 개인정보를 삭제한다. 결국 사용자의 선택에 따른 것이다."
- 전 세계 도서관의 서적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의 반대나 저작권 관련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를 사용자 손에 쥐어주는 것이다. 도서관에는 수많은 책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 전문적인 답을 얻고 싶을 때 책이 도서관에 있음에도 알 수 없다. 2년 전부터 전 세계 유수 도서관과 함께 모든 책을 스캐닝해서 전자도서관 목록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없도록 할 것이다. 저작권 문제가 있는 것은 색인만 보여주거나 위치만 알려줄 것이다."
- 웹 3.0은 어떤 것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웹 2.0은 마케팅 용어다. 질문한 분이 아마 웹 3.0을 발명하신 것 같다(웃음). 맞춰보자면, 웹 3.0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PC가 아니라 서버에 올려진) 애플리케이션 모음은 개인화가 가능할 것이며, 또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앞으로 애플리케이션은 가게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메일 등을 통해 친구로부터 받을 수도 있다. 완전히 다른 애플리케이션 모델이다."
- '유니버설 서치'를 이용할 경우 동영상 등과 관련된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려는가.
"저작권료를 받을 수도 있고, 광고 수익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광고 수익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일부는 사용자가 결제해서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인터넷상에서 적용 가능하다."
- 콘텐츠업체를 인수할 계획은 없는가.
"별로 가능성이 없다. 구글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콘텐츠는 다른 회사들에 맡길 것이다. 구글은 사용자들을 그들에게 인도하는 트래픽을 맡을 것이다.'
- 콘텐츠업체가 구글과 제휴할 경우 구글은 콘텐츠업체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콘텐츠업체로선 자신의 콘텐츠를 구글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광고를 콘텐츠에 실어 배포함으로써 광고수익을 배분할 수도 있다. 구글은 수십억 달러의 파트너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그중 중요한 업체가 콘텐츠 제공업체이다. 콘텐츠업체와 밀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되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이버와 경쟁할 생각 없다"
- 한국이 IT강국으로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은 인터넷을 초기부터 사용해왔고 브로드밴드에서 앞서고 있으며 특히 기술혁신의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앞으로 과제가 있다면 이 같은 장점을 웹비즈니스와 애플리케이션 부분에 잘 응용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기업들에겐 큰 도전이 되겠지만 이것을 한국만큼 잘 해낼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 구글과 손잡는 한국기업들에 어떤 기회를 줄 수 있는가.
"구글이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우선 한국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한국기업은 구글과 파트너로 손잡고 일함으로써 더 나은 제품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기회를 많이 얻을 것이다. 그에 따라 한국기업들이 글로벌한 기업, 글로벌한 광고주가 될 수 있으라고 생각한다."
- 구글이 왜 유독 한국에서만 고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성공전략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한국에 맞는 기술 등을 확보해야 한다. 자세한 답변은 한국 동료에게 돌리겠다."
이원진(구글코리아 매니징 디렉터) "구글의 철학은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구글이 한국에서 힘을 못 썼다기보다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본다. 올해 구글코리아의 원년을 선언했다. 지난 몇 년간 배운 지식을 가지고 이제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경우 최근 에이퀀티브(aQuantive, 온라인광고업체)를 인수하고, 또 야후 인수설이 화제가 됐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구도는 어떻게 되리라고 보는가. 또 유튜브(동영상UCC사이트업체)를 인수한 이후 또 다른 대규모 인수계획이 있는가.
"구글은 경쟁사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게 철학이다. 솔직히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슨 일을 하는지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우리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최근 더블클릭(온라인광고업체) 인수를 발표했는데 올해 내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또 다른 인수계획도 있지만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구글, 한국에서는 한국회사처럼 하겠다
-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니 놀랍다. '구글라이제이션'이란 표현이 있듯이 전 세계가 구글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인터넷이라는 큰 세상에서 구글은 작은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인터넷의 모든 측면에서 구글이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 한국 내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의 서비스나 사업역량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 구글이 새로 선보인 '유니버설 서치'란 서비스도 네이버의 '통합검색' 서비스를 본뜬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조원재(구글코리아 엔지니어링 디렉터)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인터넷 회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국내 사용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한국에 진출하면서 다른 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정책보다는, 우리 사용자들, 파트너들, 광고주들에게 구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지금으로선 경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또 '유니버설 서치'는 해외에서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던 개념이다. 구글의 차이점은 검색결과를 (네이버처럼) 섹션별로 나눠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통합해서 보여준다. 다른 종류의 결과물을 동일한 척도로 순위를 매겨 한 페이지 안에 보여준다는 데 차이가 있다.'
- 구글 검색 결과로 개인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되거나 음란물 사이트가 연결돼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 정통부에선 포털 등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한국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구글의 대책은 무엇인가.
이원진 "구글이 한국에 진출한 이상 한국회사처럼 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한국법률을 기본적으로 따르겠다. 다만 구글이 남들보다 앞선 기술을 갖고 있기에 이런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이다. 우리의 노하우를 갖고 정부와 협력하면서 새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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